오래된 작은 가게가 많은 일본 교토의 골목. 동아일보DB
사람들은 종이책을 어디에서 살까? 2017년 국민 독서 실태 조사에 따르면 ‘시내 대형서점’(38.5%), ‘인터넷 서점·쇼핑몰’(23.7%), ‘동네 소형서점’(10.6%) 순으로 나타났다(성인 기준). 동네 서점을 이용하는 이들이 1할가량에 불과한 것이다. 1997년 이후 20년 동안 국내에서 약 3000개의 서점이 문을 닫았다는 또 다른 조사 결과도 있다. 문 닫은 서점은 거의 전부가 동네 서점이다.
일본 교토의 구석진 동네에 있는 중형 서점 게이분샤 이치조지 지점을 지역 명물로 만든 호리베 아쓰시는 ‘거리를 바꾸는 작은 가게’(민음사)에서 “거리가 살아야 점포도 살 수 있다”고 했다. 점포들이 ‘스토리’를 개발하는 동시에 여러 가게가 연계해 ‘거리의 영향력’을 키워야 한다는 얘기다. 책은 “나는 샛길이 많은 사회일수록 좋은 사회라고 생각한다”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장을 인용했다. 모퉁이를 돌 때마다 ‘또 어떤 새로운 이야기를 가진 가게가 나타날까’ 하는 기대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그런 골목을 걷고 싶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