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일 산업1부 기자
중국계 스타트업 ‘NIO(니오)’를 알면 그 생각이 바뀔지 모른다. 2014년 설립한 NIO는 중국뿐 아니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 불과 4년 만에.
4년 동안 NIO가 보여준 모습은 무서울 정도다. 2016년 영국 런던에서 시속 0에서 96km까지 2.7초 만에 도달하는 전기 슈퍼카 ‘NIO EP9’를 공개해 신기록을 세웠다. 전 시스코 최고기술책임자(CTO)뿐 아니라 GM, 포드자동차 등에서 굵직한 기술책임자를 스카우트해 덩치도 키웠다.
전체 직원 중 직접적으로 자동차 및 부품 관련 개발 경력이 있는 구성원이 40% 미만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애플이 아이폰을 폭스콘에서 생산하듯 NIO도 제조·공정 작업은 외부에 맡겼다. 절반 이상이 소프트웨어(SW) 및 서비스 개발에 집중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근무하는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텐센트, 바이두 등으로부터 NIO가 받은 투자금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 1조5000억 원에 달한다. 공개되지 않은 투자금을 합하면 3조 원에 가깝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전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NIO가 화젯거리를 몰고 다니는 것만은 분명하다.
NIO를 보면 스마트폰 시장 초기 태어나고 사라졌던 수십, 수백 개 중국 모바일 기업을 떠올리게 된다. 당시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중국 기술력은 형편없고, 외국 제품을 베껴 싸게만 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중국 시장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고 했고, 끝내 기술력과 품질에서 뒤져 사라질 것이라 전망했다. 하지만 지금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은 글로벌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이 됐다. NIO를 통해 중국 자동차 산업 성장의 시작점을 엿본다면 무리한 생각일까.
이들이 2020년 공개한다고 약속한 완전자율주행차 이름은 ‘NIO EVE(이브)’다. 모든 유리창이 투명 디스플레이로 이뤄졌고, 전면 유리창을 통해 화상통화가 가능하다. 밤에 주행할 경우 하늘 위 별자리를 볼 수도 있다. 운전대가 필요 없으니 좌석이 꼭 앞으로 배치될 필요도 없다. ‘ㄷ’자 형태로 좌석을 놓아 회의나 대화도 가능하고, 좌석은 비행기 비즈니스 좌석처럼 완전히 누울 수도 있다.
서동일 산업1부 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