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소태나무
쓴맛을 상징하는 소태나무.
그런데 간혹 소태나무를 운향과 갈잎큰키나무의 황벽나무와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나라 고전 작품 중에 등장하는 황벽(黃蘗, 黃檗)의 한자를 소태나무로 오역한 사례를 발견할 수 있다. 아울러 소태나무를 의미하는 고수는 ‘목민심서·형전(刑典)’에서 보듯이 물푸레나무를 의미할 때도 있다. 따라서 소태나무처럼 나무의 한자 이름은 상황에 따라 다른 나무를 의미할 수도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소태나무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래서 전국 곳곳에서 ‘소태나무골’을 발견할 수 있다. 소태나무는 전통시대 우리나라 사람들의 건강에 많은 도움을 줬다. 그 탓에 나이가 많은 소태나무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다행히도 경북 안동시 길안면 송사리 길안초등학교 길송분교 뒷마당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나이가 많고 키가 큰 소태나무(천연기념물 제174호)가 살고 있다.
‘몸에 좋은 약은 쓰다’는 속담이 있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쓴맛보다는 단맛을 원한다. 어른들이 젊은 사람들에게 종종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충고하지만, 귀담아듣는 젊은이는 거의 없다. 이러한 현상은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의 인생관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쓴맛을 보지 않고는 쓴맛의 실체를 잘 모른다는 사실이다. 경험을 통한 반복학습은 인생의 앞날을 밝히는 등불이다.
강판권 계명대 사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