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함을 느껴본 적 없는 젊은 세대는 무언가를 갖는 일에 목숨 걸지 않는다. 그 대신 경험을 사는 데 지갑을 연다. 최근 미국 팝 가수 존 레전드의 내한공연 티켓이 예매 10분 만에 매진됐다. 세계적인 톱스타이지만 국내에서 음반은 물론 음원 판매량이 시원찮았던 터라 업계에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예매자의 58%는 20대 이하다. 일단 콘서트에 갔다가 현장에서 음반을 사는 일도 많다. 그들에게 음악은 CD를 사서 듣는 게 아니라 콘서트나 클럽에서 즐기는 경험이 됐다.
▷미래학자인 제러미 리프킨은 일찌감치 저서 ‘소유의 종말’에서 재산을 소유하기보다 원하는 때 접속해 필요한 만큼 사용하는 ‘접속의 시대’를 예견했다. 소유란 모든 게 휙휙 바뀌는 풍토에 적응하기에는 느려터진 모델이라는 것이다. 실제 소유하지 않아도 누릴 수 있는 길이 너무나 많다. 넷플릭스에선 한 달에 9500원이면 무한정 영화를 볼 수 있고, 우리나라를 뺀 세계에선 카셰어링 시장이 폭풍 성장하고 있다. 오히려 소유가 짐이 되는 시대다.
홍수영 논설위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