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뿐만 아니라 국가별 문화 다양성을 보여주며 호평을 받은 MBC에브리원 ‘어서와∼한국은 처음이지?’의 인도, 이탈리아 출연진이 제주도에서 셀카를 찍고 있다. MBC에브리원 제공
“무계획, 천진난만하고 흥 넘치는 멕시코식 여행이 내 스타일.”
1일 방영한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 대한 시청자 반응이다. 한국에 와본 적 없는 외국인들의 한국 여행을 관찰하는 예능 프로그램 ‘어서와…’는 지난해 6월 시작해 방송 6개월 만에 채널을 대표하는 간판 프로그램이 됐다. 핀란드 출연자가 서울 남대문시장 생선구이집 좌식 테이블에 쪼그려 앉아 쌀밥에 생선살과 간장을 비벼 먹는 모습 등은 두고두고 화제가 됐다. 입소문을 타며 시청률도 4∼5%를 유지하고 있다.
외국인 관찰 예능 붐이 일자 공항에서 외국인을 에스코트하는 예능(tvN ‘친절한 기사단’)도 등장했다. tvN 제공
물론 이전에도 외국인 예능 프로그램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엔 리얼리티를 표방한 관찰예능으로 바뀌는 추세다. ‘어서와…’처럼 익숙한 한국 풍경을 외국인의 시선에서 보여줘 신선함을 주는 전략이다. ‘서울메이트’에서는 프랑스인 파비안과 엘레나가 개그우먼 김숙과 함께 한강을 걸으면서 주변에 팬들이 몰려들자 김숙이 유명인임을 알게 된 에피소드가 화제였다. 야식을 함께 먹고, 가수 김광석의 노래를 들으며 교감하는 장면은 낯선 외국인을 이웃처럼 가깝게 느껴지게 만든다.
해외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논란이 인 프로그램(KBS2 ‘하룻밤만 재워줘’)도 있다. KBS2 제공
외국인 관찰예능이 유행이라고 흥행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7개국의 남녀가 농촌에서 함께 생활하며 공통으로 사용하는 언어를 만든다는 tvN ‘바벨 250’은 마지막 회 시청률이 0.546%로 조용히 막을 내렸다. 지난달 12일 시작한 XtvN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는 외국인 청춘남녀들이 합숙하며 애정 구도를 형성하는 소재인데 좀처럼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 방송사 PD는 “단순히 외국인의 출연 자체나 ‘한국 문화 최고’라는 식의 전개로 관심을 끌려 해서는 안 된다”며 “초기 ‘어서와…’처럼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한국이 개선해야 할 점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