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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4월말 판문점서 연다

입력 | 2018-03-07 03:00:00

특사단, 김정은과 합의 “남북정상 핫라인 설치”
北 “체제안전 보장된다면 핵 보유할 이유 없어
美와 비핵화 논의 용의… 대화중 핵실험 안할것”
정의용 “美에 전달할 김정은 별도 메시지 있다”




손 맞잡은 정의용-김정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5일 저녁 평양 노동당사 본관에서 열린 만찬을 마친 뒤 대북 특사단 수석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손을 맞잡고 크게 웃고 있다. 그 모습을 김 위원장 부인 리설주(오른쪽)가 웃으며 지켜보고 있다. 왼쪽은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 1박 2일간의 방북 일정을 끝내고 6일 귀환한 특사단은 남북이 다음 달 말 판문점에서 제3차 정상회담을 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조선중앙TV 캡처

남북이 다음 달 말 판문점 우리 측 평화의 집에서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대북 특사단을 이끌고 방북해 김정은을 면담한 뒤 6일 귀국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정상회담을 위해) 구체적인 실무협의를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남북 정상회담이 평양이 아닌 곳에서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정 실장은 “북측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으며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 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북측은 추가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전략 도발을 재개하는 일은 없을 것임을 명확히 했다”며 “북측은 비핵화 문제 협의 및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용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는 김정은이 조건부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유예)’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북핵 문제 논의를 위한 북-미대화 성사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실장은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함께 이르면 8일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방북 결과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정 실장은 “미국에 전달할 북한 입장을 별도로 갖고 있다”며 김정은의 또 다른 미공개 메시지가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이 미국에 제시할 별도 카드를 내놓았다는 의미다. 김정은이 트럼프 행정부가 주도하는 제재 완화, 군사적 옵션 철회 등을 요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 실장 발표가 나온 지 2시간 후 트위터를 통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보겠다. 북한과의 대화에서 진전이 일어나고 있다.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진지하고 제대로 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헛된 희망일 수도 있으나 미국은 어느 방향으로든 열심히 갈(go hard)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관심을 모았던 4월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해 김정은은 “예년 수준으로 진행하는 것을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정 실장은 전했다. 이에 따라 한미 연합 훈련은 규모와 기간과는 무관하게 일단 4월에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정 실장은 방미 뒤 중국과 러시아를, 서 원장은 일본을 방문해 북핵 해결을 위한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정 실장은 “북측은 핵무기는 물론 재래식무기를 남측을 향해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확약했다”고 말했다. 남북은 군사적 긴장 완화와 긴밀한 협의를 위해 정상 간 ‘핫라인’을 설치하고 정상회담 이전에 첫 통화를 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방북 결과를 보고받고 “앞으로 남북 간에 합의한 내용을 차질 없이 이행하도록 노력하라”고 지시했다고 정 실장은 밝혔다. 김정은은 정 실장 등 특사단과 5일 만나 “중대하고도 예민한 문제들에 대해 허심탄회한 담화를 나눴다. 북과 남이 서로 이해하고 마음을 합치고 성의 있게 노력하면 상상을 초월하는 그 어떤 일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문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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