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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컬링 발전 절호의 기회인데… 연맹이 문제”

입력 | 2018-03-08 03:00:00

女컬링 3년 계약 끝난 갤런트 코치
“컬링 잘 모르는 사람들이 이끌어”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과 은메달을 합작한 피터 갤런트 코치(왼쪽)는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컬링은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발전할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고 밝혔다. 동아일보DB

“현역 시절 많이 유명하지는 않았던 그가 올해 특별한 지위를 얻었다. 올림픽에서 위대한 역사를 쓴 ‘갈릭 걸스’(마늘 소녀·한국 여자 컬링대표팀 별명)의 코치라는 것이다.”

캐나다 언론 ‘몬트리올 가제트’는 7일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여자 컬링 대표팀과 함께 은메달을 합작한 피터 갤런트 코치(60·캐나다)가 현역 시절에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팀 킴’의 지도자로 유명해졌다고 전했다. 그는 2016년부터 3년간 ‘팀 킴’을 지도했다.

대표팀 관계자는 “대한체육회의 지원으로 이뤄진 대표팀과 갤런트 코치의 계약은 지난달 28일로 종료됐다. 갤런트 코치도 당분간 휴식을 원했다”고 말했다. 갤런트 코치는 한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대표팀 코치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몬트리올 가제트를 통해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한국 컬링은 발전할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갤런트 코치는 “연맹은 컬링을 잘 모르는 군인 출신 인사들이 이끌고 있다. 컬링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그 자리에 있다면 상황은 좋아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그들은 내게 ‘고맙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며 서운한 감정도 드러냈다. 연맹은 지난해 8월 집행부 내분으로 인해 관리단체로 지정됐다. 관리단체로 지정되면 대한체육회가 관리단체위원을 보내 운영을 맡긴다. 관리단체위원 핵심 인사가 군인 출신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관리단체위원이 군인 출신이라는 점보다는 연맹이 관리단체로 지정됐다는 점이 더 문제다. 정상적인 상태가 아닌 것이다. 현재 연맹 회장 자리가 비어 있다. 관리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새 회장을 뽑고 새 집행부를 구성해야 한다. 내홍을 일으킨 연맹 내부의 단합과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

갤런트 코치는 대표팀 선수들에 대해서는 “나의 딸과 같았다”면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일각에서는 한국이 어쩌다 한 번 좋은 성과를 낸 것으로 생각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대표팀은 세계 1위 캐나다의 레이철 호먼 팀과 치른 최근 3경기에서 2승을 챙겼다. 올림픽에서 맞붙은 상대들과의 최근 전적에서 뒤처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갤런트 코치는 “선수들이 ‘마늘 소녀들’이라는 별명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듯했지만 그들의 고향은 마늘로 유명하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