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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건각들과 뛰며 마라토너의 꿈 키워요”

입력 | 2018-03-08 03:00:00

서울국제마라톤 단골 건국대 선수들




‘마라톤 사관학교’ 건국대 선수들은 2018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9회 동아마라톤에서 세계적인 건각들과 경쟁하며 레이스 감각을 키운다. 건국대 선수들이 훈련에 앞서 신발 끈을 단단히 매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국내 마라톤 기대주들에게 18일 열리는 2018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9회 동아마라톤은 꿈을 키우는 무대다. ‘마라톤 사관학교’ 건국대 선수들도 매년 참가해 세계적인 건각들과 경쟁하며 레이스 감각을 익힌다. 올해도 4학년 안병석(22)과 박승호(22), 3학년 이동진(21)이 풀코스에 출전하고 2학년 김용수(20)와 1학년 박정우(19)는 10∼20km를 달린다.

건국대는 전통적으로 유망주를 키우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너무 일찍 풀코스에 도전하면 몸이 망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2학년 때까진 최대 20km까지만 뛰게 하고 3학년부터 풀코스에 도전하게 한다. 유영훈 건국대 감독(48)은 “동아마라톤은 꼭 뛰어야 하는 대회다. 코스도 좋고 세계적인 선수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배울 점도 많다. 특히 겨우내 집중한 훈련의 성과를 측정해 볼 수 있는 대회다”라고 말했다. 사실 국내 선수들이 케냐 등 2시간5, 6분대 아프리카 선수들과 레이스를 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건국대는 1, 2학년 때는 10∼20km까지 아프리카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뒤지지 않는 레이스를 하게 해 ‘세계의 벽’을 경험하도록 한다.

안병석은 지난해 전국체전 대학부 하프마라톤에서 1시간6분26초로 우승한 유망주다. 트랙보다는 도로에서 꾸준하게 지속적으로 달리는 게 장점이다. 지난해 풀코스에 도전해 2시간23분15초를 기록한 박승호는 정신력과 근성이 좋다. 이동진은 두 선배와 함께 훈련하다 보니 실력이 늘어 3학년으론 유일하게 풀코스에 도전하게 됐다.

건국대는 1974년 동아마라톤에서 한국 최고 기록(2시간16분15초)을 세우고 이듬해 대회 2연패를 한 문흥주를 비롯해 1990년 베이징 아시아경기 금메달리스트 김원탁과 김이용, 형재영, 장기식, 오성근 등을 배출한 마라톤 명문이다. 건국대는 2011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9분28초로 남자부 전체 2위를 한 정진혁(28·상무) 이후 이렇다 할 선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초중고교에서부터 전반적으로 유망주들이 사라지고 있는 탓이다. 하지만 건국대는 다른 대학들이 마라톤팀을 없애는 가운데서도 대한민국 마라톤의 명맥을 잇기 위해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건국대는 지난해 말부터 역대 팀 최장 기간인 67일간 제주도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왔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