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사건 기획’ 발언 논란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막 도착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에게 “환영합니다”라고 하자 홍 대표는 “안희정(전 충남도지사 성폭행 사건 폭로)을 임종석이 기획했다고 하던데”라고 농담을 던졌다. ‘친문(친문재인) 세력이 차기 유력 대선주자인 안 전 지사를 제거했다’는 항간의 풍문을 거론한 것. 이에 임 실장은 놀란 표정으로 “설마요”라고 받았다.
홍 대표가 또 “임 실장은 미투에도 이렇게 무사하네”라고 말을 건네자 임 실장은 “대표님도 무사하니 저도 무사해야죠”라며 신경전을 벌였다.
홍 대표가 다시 “안희정이 그렇게 되는 거 보니, 이놈의 정치 참 무섭다. 진짜 무섭다”고 하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대한민국 남성들이 그렇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 별로 없을걸”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는 “아니 그렇게 얘기하시면, 저는 당당하다”고 했고, 이에 추 대표는 “유 대표는 빼드리겠다. 사모님이 저랑 (경북여고) 동창이라서”라고 했다.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는 “어쨌든 지금 발 뻗고 잘 수 있는 것은 여자들”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입장하면서 다시 미투 얘기가 나왔다. 이 대표가 홍 대표의 첫 청와대 회동 참석에 “아유, 홍 대표님이 (참석한 게) 그렇게 반갑다”며 인사를 건넸다. 이 대표가 오면 회동에 불참하겠다던 것을 꼬집은 것. 홍 대표는 이 대표에게 “(나는) 여성들과 악수도 잘 안 한다”고 말한 뒤 악수를 했다. 그러나 정치권 지도자들이 용기를 낸 미투 피해자들의 처지는 고려하지 않고 기획설을 제기하는 등 부적절한 농담을 남발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