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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재 “미투, 한 번은 일어났어야 될 일…가해자 ‘아웃’ ·피해자 ‘컴백’”

입력 | 2018-03-08 10:35:00

이순재.


‘미투’ 운동이 문화예술계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원로 배우 이순재(83)가 “피해자 탓이 아니다”라며 피해자들의 향후 활동을 격려했다.

국민 배우, 국민 아버지로 불리며 약 60년간 연극·영화·TV드라마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순재는 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그동안 묻혔던 일들이 ‘미투’ 운동을 벌이다 보니까 각계에서 다 드러나고 있는데, 뭐라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며 씁쓸한 심경을 밝혔다.

이순재는 “어떻든 간에 한 번은 우리 자체에서 일어났어야 될 일이고 또 고쳐져야 될 일이고, 또 어떠한 의미에서는 한번 터질 일이 터진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순재는 최근 한 대학 연극영상과 남성 교수 전원이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것을 언급하며 “이런 건 학교가 아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2011년부터 가천대학교 예술대학 연기예술학과 석좌교수를 맡고 있는 이순재는 “요즘 우리 학교도 보면 자정운동이 일어나고, 여기에 대해 학생들이 중론을 모으고 있는 것 같은데 이런 것들이 가차 없이, 즉시 고발돼야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성추행 논란이 불거진 배우들과 평소 아는 사이였다는 그는 “깜짝깜짝 놀란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설마 했는데 사실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하나의 꿈을 가지고 이 분야에 들어왔다가 그런 참담한 일을 당하고 포기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이제 지나간 건 지나간 거고 그걸 계기로 해서 앞으로는 모든 것이 새롭게 될 거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본인이 ‘나 자신이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다시 와서 (활동을)해야 되고, 할 수 있게 돼야 한다”며 피해자들의 활동을 지지했다.
 
이순재는 가해자들의 향후 활동과 관련해서는 “글쎄 모르겠다”라면서도 “아마 거의 다 이 자리를, 이 분야를 떠나야 되는 것 아닌가. 각 분야에서 다 끝을 내야 되지 않겠나”고 말했다.

이어 “경중에 따라서 정해지겠지만, 다들 자기표현으로는 깊이 반성하고 평생을 그렇게 살겠다고 했으니 지금 한 약속을 잘 지키고 ‘나 죽었소‘하고 평생 엎드려 있어야지. 그건 어쩔 수 없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국민들께)죄송하다는 말 밖에 드릴 게 없고, 앞으로 더 정신 바짝 차려서 정말로 선후배들이 힘을 합쳐 좋은 작품, 좋은 공연, 좋은 연기를 보여 드리도록 다시 한 번 절치부심하겠다”며 “아직도 (연기에)미련을 가진 사람들이 다시 한 번 꿈을 펼치도록 용기 있게 다시 도전하자는 얘기다”라고 전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