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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백, ‘세계 여성의 날’ 성폭력 근절 대책 발표…“권력형 성폭력 최대 10년”

입력 | 2018-03-08 11:46:00

사진=동아일보DB


권력을 이용한 성폭력 범죄에 대한 법정형이 최대 10년까지로 상향된다. 권력형 성폭행의 공소시효가 연장되는 방안도 추진된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직장 및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을 정부 합동으로 발표했다.

여가부·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따르면 여가부를 비롯한 12개 관계부처와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범정부 성희롱·성폭력 근절 추진 협의회’는 이날 첫 회의를 열고 성폭력 근절 대책을 확정했다.

정부는 우선 권력형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형사 처벌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형법상 업무상 위계·위력에 의한 간음죄에 대한 법정형을 현행 징역 5년 이하, 벌금 1500만 원에서 징역 10년 이하, 벌금 5000만 원 이하로 2배 이상 높이기로 했다.

업무상 위계·위력 추행죄의 법정형도 현행 징역 2년 이하, 벌금 500만 원 이하에서 징역 5년 이하, 벌금 3000만 원 이하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더불어 공소시효를 업무상 위계·위력 간음죄의 경우 현행 7년에서 10년으로, 업무상 위계·위력 추행죄의 경우 현행 5년에서 7년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권력 관계를 바탕으로 한 성폭력 범죄는 당사자뿐 아니라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하거나 방조한 행위 등에 대해서도 범죄 성립 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사진=문체부 제공



직장 내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성희롱 대책도 마련한다. 사업주의 성희롱 행위는 물론 성희롱 행위자를 징계하지 않는 행위에 대해서도 징역형까지 가능하도록 형사 처벌 규정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현행법으로는 사업주의 성희롱은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성희롱 징계 미조치는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성범죄 피해자를 밀착 보호하고 회복을 지원하는 방안도 강화한다. 피해자가 가해자로부터의 소송 등 2차 피해에 대한 두려움 없이 피해 사실을 공개할 수 있도록 수사 과정에서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에 대해 위법성 조각사유를 적극 적용하기로 했다.

피해자에 대한 온라인상 악성 댓글에 대해서는 사이버수사 등을 통해 엄정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가해자에게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보복은 가중 처벌된다는 사실을 강력히 경고하고, 피해자와 신고자에게 보호시설을 제공하는 등 체계적인 신변보호도 추진하기로 했다.

피해자가 미성년자인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 시효를 성인이 될 때까지 유예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의 진술을 어렵게 할 수 있는 명예훼손죄나 무고죄를 이용한 가해자의 협박, 손해배상 등에 대한 민·형사상 무료 법률지원도 강화한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