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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사진만 찍어?”…쇼핑정보·번역까지 척척!

입력 | 2018-03-09 05:45:00

스마트폰 카메라가 사물인식과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을 접목해 콘텐츠 제작과 이미지 검색, 번역 등 새로운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은 ‘갤럭시S9’ 제품 발표회에서 나만의 아바타를 만드는 ‘AR이모지’ 기능을 체험 중인 관람객. 사진제공|삼성전자


사물인식 인공지능…똑똑한 카메라 대세
갤S9 ‘AR이모지’, 나만의 아바타 제작
사물 비추면 관련 제품 정보 실시간 제시
카메라 비추기만 해도 외국어 자동 변환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고, 갖고 싶은 제품 쇼핑정보를 알려주고, 번역까지 도와준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용도가 확 바뀌고 있다. 일상과 풍경을 기록해 추억으로 남기는 고전적인 역할에 머물지 않고, 콘텐츠를 만들고, 각종 정보를 검색하는 만능의 도구로 변신하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기업들은 화질이나 렌즈 밝기 등의 경쟁 보다 사물인식과 증강현실(AR), 그리고 요즘 핫한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카메라에 담는데 신경쓰고 있다. 인터넷 기업들은 이런 기술을 활용한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아직 검색이나 번역 등이 완벽하다고 할 수 없지만, 정보기술(IT) 업계가 비주얼 세대를 잡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앞으로 진화한 서비스가 계속 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AR이모지’, 표정과 동작까지 따라하는 나의 분신 창조

요즘 나온 최신 스마트폰은 얼굴인식 기능을 갖추고 있다. ‘갤럭시S9’과‘아이폰X’도 그렇다. 얼굴을 인식해 스마트폰 잠금을 푸는 기능이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얼굴을 인식해 나 자신을 표현하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9일 출시하는 ‘갤럭시S9’을 한 매장에서 만져 봤다. 체험을 도와주는 직원은 가장 먼저 카메라 기능을 설명했다. 특히 셀피 촬영을 통해 사용자와 닮은 아바타를 만들 수 있는 ‘AR이모지’를 체험해 보라고 권유했다.

카메라로 얼굴을 찍자, 잠시 분석을 하는 듯 하더니 나와 묘하게(?) 닮은 캐릭터가 화면에 나타났다. 매우 짧은 시간에 나의 분신이 스마트폰에 등장한 것이다. 심지어 이 캐릭터는 가만히 있지도 않았다. 내가 머리를 움직이면 따라 움직였고, 표정까지도 따라했다. 헤어스타일이나 의상은 바꿀 수 있었다. 이 아바타는 메시지를 통해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다.

‘아이폰X’도 비슷한 기능이 있다. 메시지 창에 뜨는 이모티콘이 카메라에 비춘 사용자의 움직임과 표정을 따라하고, 이를 메시지로 전송하는 ‘애니모지’ 기능이다. 인터넷 기업들도 화면에 비친 사용자 얼굴과 배경에 다양한 효과를 넣을 수 있는 앱을 서비스 중이다.

장소 검색을 해주는 네이버의 ‘스마트 렌즈’. 사진제공|네이버


● 카메라 갖다대면 실시간으로 관련 정보 제시

검색에서도 카메라의 중요도는 높아만 간다. 국내 스마트폰 제조기업들의 최신 제품들은 모두 카메라를 활용한 정보 검색 기능을 갖추고 있다.

갤럭시S9는 업그레이된 ‘빅스비 비전’을 탑재했다. 쇼핑, 음식, 메이크업, 와인, 장소 등 사용자가 원하는 모드를 선택해 피사체에 카메라를 갖다 대면 실시간으로 관련정보를 보여준다. 같은 9일 출시하는 LG전자의 ‘V30S ThinQ’도 카메라로 사물을 촬영하면 피사체의 정보, 관련 제품 쇼핑, QR코드 분석까지 한 번에 알려주는 기능이 있다.

‘이미지 검색’이라고 불리는 이 기능은 사실 인터넷 기업들이 전부터 꾸준히 서비스 해온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2016년 나온 카카오의 모바일다음 ‘꽃검색’. 카카오는 카카오톡에서 이미지를 길게 누르면 관련 정보를 볼 수 있는 #검색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구글의 ‘구글렌즈’ 등 해외 거대 인터넷 기업들도 관련 서비스를 일찌감치 선보였다.

네이버의 경우 지난해 ‘스마트 렌즈’라는 이미지 검색 기능을 공개했다. 모바일 네이버에서 검색어 입력 대신 이미지로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다. 궁금한 대상을 스마트렌즈 카메라로 촬영하거나 저장된 이미지를 불러와 검색할 수 있다. 네이버는 ‘쇼핑’과 ‘장소’에 이 기능을 적용했다.

네이버 검색 창에서 스마트렌즈를 활성화 해 텀블러를 촬영해보니 제품의 쇼핑 정보가 한번에 나왔다. 해당 제품 정보가 없다면 비슷한 색상과 크기의 텀블러 쇼핑 정보를 보여준다. 서울 시내 유명 상점을 비추면 식당의 영업시간이나 메뉴, 가격은 물론 리뷰까지 보여줬다.

외국어를 한국어로 번역해주는 ‘빅스비 비전’. 사진제공|삼성전자


● 외국여행 언어장벽은 옛말, 메뉴 비추면 한글로 ‘척’


해외여행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현지어로 된 식당 메뉴를 받고 난감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제는 스마트폰 카메라의 도움을 받아 그런 어려움을 피할 수 있다.

카메라의 진화가 가져온 또 하나의 변화가 바로 번역기능이다. 갤럭시S9의 빅스비 비전에는 텍스트 모드가 있는데 글자를 비추면 자동으로 인식해 기본 설정된 언어로 번역해 보여준다. ‘구글 번역’에서도 이러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텍스트를 촬영한 뒤 전체를 선택하거나, 일부를 선택해 번역 결과를 볼 수 있다. 긴 텍스트는 아직 번역의 한계가 드러났지만 몇개의 단어로 이루어진 짧은 문장은 비교적 정확도가 높다. 해외여행 중 메뉴나 길안내 표지, 관광지 안내판을 보는 데 유용하다.

실제 갤럭시S9 체험 매장에는 외국어로 된 햄버거 메뉴가 있는데 이를 비추면 한글로 번역해 나타났다. 반대로 국내 스파게티 음식점에서 한글로 된 메뉴를 ‘구글번역’을 켜고 카메라로 비추어 영어로 된 설명을 얻을 수도 있다. 다만 아직은 직역 중심이라 중국음식 등 이미 잘 알고 있는 메뉴의 경우 조금 엉뚱한 표현으로 번역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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