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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리그 MVP 박혜진 “개막전 패배, 잊을 수 없었다”

입력 | 2018-03-09 05:30:00

8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이 열렸다. MVP를 수상한 우리은행 박혜진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우리은행의 박혜진(28)이 다시 한 번 여자프로농구 최고선수 자리에 올랐다.

박혜진은 8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상(MVP)을 수상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두 시즌 연속이자 개인통산 4번째 MVP수상이다. 기자단 투표에서 박혜진은 총 98표 중 67표를 얻어 KB스타즈 박지수(20·28표)를 제치고 국내 최고 선수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우리은행 박혜진. 사진제공|WKBL


● ‘아직 나는 부족한 선수’

우리은행은 2017~2018시즌 우승을 차지하면서 6시즌 연속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다. 박혜진은 이번 35경기에 출전해 평균 38분15초를 뛰면서 14.5점·5.2리바운드·5.1어시스트·1.2스틸로 전천후 활약을 펼치면서 팀의 정규리그 우승에 기여했다.

우리은행은 양지희(34)의 은퇴와 존쿠엘 존스(24)와의 재계약 불발 등 전력누수가 생겼지만, 박혜진은 고비 때마다 맹활약을 펼치면서 해결사의 면모를 뽐냈다. 박혜진은 이미 최고의 자리에 올라있는 선수지만, 만족을 모른다. 위성우(47) 감독을 비롯한 우리은행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이 굳건한 신뢰를 보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혜진은 “내가 플레이가 잘 안될 때 잘 못 가르쳐줘서 미안하다고 하는 (위성우) 감독님과 내 눈높이에 맞춰서 가르쳐주시는 전주원 코치님, 부진할 때마다 따로 훈련을 도와주시는 박성배 코치님께 감사드린다. 또한 이 자리에서 내가 돋보일 수 있었던 것은 동료들의 도움 덕분이다”라며 구단 코칭스태프, 동료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주변에서 지금이 농구 제일 잘 해야 하는 시기라고 하는데, 내 능력치는 아직 그에 도달하지 못한 것 같다. 만족하는 순간 끝이라는 생각으로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박혜진. 사진제공|WKBL


● “통합우승, 내가 더 잘해야 한다”

아직 레이스는 끝이 아니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우리은행은 17일부터 시작되는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에서 6시즌 연속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경쟁 팀의 기세가 어느 때보다 뜨거운 가운데 박혜진은 다시 한 번 팀의 주축으로 활약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박혜진은 지난해 10월 28일 신한은행과의 개막전 패배(59-66)를 떠올렸다. 그는 “개막전 패배 때 너무 당황스러웠다. ‘우리가 이대로 무너지는 것은 아닐지’라는 생각에 뭔가 싸늘한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우리 팀이 지니까 다들 너무 좋아하더라. 공공의 적이 된 기분이었다”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승리를 위해 온 힘을 짜낸 박혜진은 시즌 막바지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고비가 찾아왔다. 박혜진은 “원래 잘 지치는 편이 아닌데, 막판에 제대로 달리기 어려울 정도로 힘이 들었다. ‘내가 못해서 우리가 우승을 못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동료들의 힘으로 잘 버텼다”고 말했다. 이어 “챔피언결정전이 어느 때보다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개막전 때 싸늘함을 다시 느끼고 싶지 않다. 주변에서 ‘우리은행이 계속 우승해서 재미없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나와 우리 팀이 극복해야한다. 꼭 통합우승을 하겠다”며 다부진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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