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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눈물로 가득했던 KDB생명의 마지막 축제

입력 | 2018-03-09 05:30:00

8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이 열렸다. 모범선수상을 수상한 KDB생명 한채진이 눈물을 흘리며 소감을 말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누군가에겐 화려한 축제였지만, 다른 누군가에겐 눈물만 가득했던 하루였다.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의 대미를 장식한 정규리그 시상식이 8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렸다. 정규리그 6연패를 차지한 아산 우리은행이 각종 트로피를 휩쓴 가운데 영광의 수상자들은 환희에 찬 표정으로 기쁨을 만끽했다.

그러나 이날 시상식에서 유독 표정이 밝지 못했던 이들이 있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WKBL 무대에서 퇴장하는 구리 KDB생명 선수들이었다. KDB생명이 모기업 매각 문제로 팀 해체를 선언하면서 선수단은 이날 시상식이 KDB생명 소속으로 임하는 마지막 자리가 됐다.

결국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모범선수상을 수상한 KDB생명 한채진(34)은 “힘든 분위기 속에서 선수들과 감독님이 어렵게 시즌을 치렀다”며 울먹였다. 이어 “또 다른 희망이 왔으면 좋겠다. 그동안 KDB생명을 사랑했던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동료들의 위로도 이어졌다. 이날 MVP에 오른 우리은행 박혜진(28)은 수상소감을 말하던 도중 잠시 뜸을 들이더니 “얼마 전 KDB생명의 해체 결정이 났다. 동료로서 안타깝고 속상하다. 좋은 소식이 들려오기를 바란다. KDB생명 선수들이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응원을 보냈다. 뒤이어 MVP 기자회견에 나선 박혜진은 “수상 소감을 고민하다가 KDB생명 문제를 고민하게 됐다. 무대에 올라 동료선수들을 보니 말을 꺼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진심을 전했다.

다른 KDB생명 선수들은 별다른 말을 하지 못했다. 한채진과 박혜진이 무대에서 위로를 건넸을 때 그저 고개를 숙인 채 눈물만을 흘릴 뿐이었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짙게 느껴졌다. 눈물로 가득했던 KDB생명의 마지막 축제는 그렇게 끝이 났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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