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이정후-박병호(오른쪽). 스포츠동아DB
KBO리그 시범경기는 정규시즌만큼이나 팬들의 큰 관심을 받곤 한다. 스프링캠프 훈련의 결과물을 처음으로 공개하는 자리인데다, 엔트리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출전할 수 있어 육성선수들의 실력도 직접 확인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팬들을 즐겁게 할 ‘깜짝 스타’의 등장은 덤이다.
시범경기는 첫 발을 떼는 무대이지만, 기나긴 한 시즌의 성패 여부와는 연관성이 떨어진다. 선수들 역시 따스한 봄기운을 빌려 ‘반짝’인 경우가 많다. 태평양 김홍기는 1992년 시범경기에서 홈런포 5개를 쏘아 올렸지만, 이후 2년 동안 3개의 홈런만 기록하고 은퇴했다. 2004년 포수에서 투수로 변신했던 KIA 임준혁은 6경기 연속 무실점을 포함해 7경기에서 2승 3세이브 방어율 2.45를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개막 후 3경기(3.1이닝) 등판 후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반대로 2013년 넥센 박병호는 시범경기에서 때린 4개의 안타를 모두 홈런으로 장식했는데, 정규시즌서도 37개 홈런을 터트리며 홈런왕 2연패를 달성했다. 이는 2015년까지 이어간 홈런왕 4연패의 발판이 됐다. 2015시즌 탈삼진왕 차우찬(LG)과 2016년 삼진왕 마이클 보우덴(두산)도 개막 전 시범경기에서 삼진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특히 13일 개막하는 시범경기에선 국내로 돌아온 메이저리거 박병호, 김현수(LG), 황재균(kt)과 부상에서 복귀한 김광현(SK), 새내기 강백호(kt) 등이 첫 선을 보인다는 점에서 야구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