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실탄’채운 카뱅, 전월세대출 늘린다

입력 | 2018-03-09 03:00:00

5000억 증자… 자본금 1조3000억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5000억 원 규모의 ‘깜짝’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추가 성장 실탄을 확보했다. 카카오뱅크는 이를 기반으로 대출 여력을 확대하고 새로운 대출, 카드 상품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카카오뱅크는 높은 금리 혜택과 편리함으로 금융권 전반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8일 “고객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좋은 상품을 꾸준히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카카오뱅크 ‘깜짝’ 실탄 장전

카카오뱅크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보통주 2000억 원, 우선주 3000억 원이다. 주식 출자금이 다음 달 25일 예정대로 납입되면 카카오뱅크의 자본금은 8000억 원에서 1조3000억 원으로 늘어난다.

이번 유상증자를 두고 ‘깜짝 발표’라는 반응이 많다.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9월 5000억 원 규모의 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늘린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이번 증자 계획을 예고한 바가 없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자산이 빠르게 늘고 있고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선 자본 확충이 필요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말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3.7%로, 이를 더 끌어올려 상품과 서비스 판매를 늘리겠다는 뜻이다.

당장 카카오뱅크는 1월 말 선보인 ‘전월세보증금대출’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전월세 보증금의 최고 80%, 최대 2억2200만 원까지 빌려주는 상품이다. 금리는 최저 연 2.82%(코픽스 신규 기준, 6개월 변동)다.

특히 주말과 휴일에도 대출을 받을 수 있고 심사에도 2영업일밖에 걸리지 않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대출 심사에 필요한 서류도 모바일로 제출하면 된다. 카카오뱅크는 전월세보증금대출을 1000억 원 한도로 선보였는데 이미 840억 원 이상이 소진된 상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증자 이후 이 상품을 상시적으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금리 혜택, 편리성 무기로 급성장

지난해 7월 27일 영업을 시작한 카카오뱅크의 성장세는 눈부시다. 오픈 첫날 15만 명이 가입한 데 이어 3개월 뒤인 10월 말에는 437만 명으로 가입자가 급증했다. 지난달 말 카카오뱅크의 가입자는 546만 명을 넘어섰다.

여신 및 수신액도 껑충 뛰었다. 지난해 8월 말 1조6100억 원이던 여신 금액은 지난달 말 5조5100억 원까지 불어났다. 수신 금액은 같은 기간 2조1900억 원에서 6조4700억 원으로 커졌다.

직장인들 사이에서 카카오뱅크는 대출 금리는 낮고 수신 금리는 상대적으로 높아 ‘금리 끝판왕’이라고 불린다. 또 빠른 계좌이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주거래은행에서 일부 금액을 카카오뱅크로 옮겨 쓰는 사람도 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안에 신용카드 사업 인가를 받아 내년 상반기(1∼6월) 중으로 새로운 카드 상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다음 달 출범 1년을 맞는 인터넷전문은행 1호 케이뱅크도 현재 유상증자 추진 막바지 단계에 있다. 케이뱅크는 1500억∼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해 성장 실탄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의 급성장에 맞서 시중은행들도 대출 금리를 낮추고 새로운 금융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6개 금융 앱을 합친 통합 앱을 내놓았다. 다른 은행들도 ‘집토끼’를 지키기 위한 앱 업그레이드에 나섰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