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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청구권 검찰 독점 논란… “檢 기득권 삭제” vs “경찰 주면 오남용”

입력 | 2018-03-09 03:00:00

[국민은 이런 개헌을 원한다]검찰총장 추천위, 현재 법무부 산하
정부 입김에 취약… 중립확보 과제




검찰과 관련한 개헌 문제에서는 더 이상 정치권력에 휘둘리지 않도록 중립성 강화를 담보하는 방안을 새 헌법에 담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이 나온다. 또 한편에선 검찰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수단도 이번 개헌을 통해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 검찰 영장청구권 조항 놓고 이견

우선 검사의 독점적인 영장청구권을 명시한 현행 헌법 조항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헌법 제12조 제3항은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해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찰을 비롯해 영장청구 권한의 독점 조항을 폐지하는 데 찬성하는 측은 검찰의 권력화 문제를 해소하고 시대 상황에 맞는 수사제도를 운영할 수 있도록 영장청구권을 헌법이 아닌 법률로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문현 한국헌법학회장(58·숭실대 법학과 교수)은 “마치 검사들이 기득권을 갖고 있는 것처럼 유리하게 해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헌법 규정에서 삭제하고 형사소송법에서 따로 규정하는 게 옳다”고 밝혔다.

반면 검찰 등 반대하는 측에서는 영장청구 주체가 다양화할 경우 영장청구 남용으로 인권침해 소지가 넓어진다고 반박한다. 박일환 전 대법관(67·사법연수원 5기)은 “경찰의 영장 오남용 문제가 우려되기 때문에 영장청구는 법률 전문가 집단인 검찰에서 한 번 걸러서 집행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독립된 검찰총장 인사추천위 도입”

또 이번 개헌에서는 검찰의 중립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헌법 조항에 ‘대통령은 검찰의 중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문구를 상징적인 의미에서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구체적인 방안을 헌법에 담기는 어려울지라도 선언적 문구를 통해 대통령의 검찰 인사권 독점과 사유화를 제한할 단초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평검사부터 검찰총장까지 현재 검사에 대한 인사권은 ‘검찰청법 34조’에 따라 대통령에게 있다. 정치권력이 인사권을 틀어쥐고 있는 상태에서 검찰은 태생적으로 중립성을 지키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검찰총장 후보 추천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현행법은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법무부 산하에 두고 법무부 장관이 위원과 위원장을 임명하도록 돼 있다. 총 9명의 위원 가운데 4명을 법무부 장관이 임명하고, 당연직 위원엔 법무부 검찰국장이 포함된다. 위원 중 과반수인 5명이 장관의 의중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구조여서 사실상 청와대의 의중이 반영되는 총장 인선이 이뤄지는 셈이다. 청와대가 인사권을 통해 ‘검찰 길들이기’를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에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의 독립성 강화를 공약한 바 있다.

법조계 일각에는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법무부에서 독립된 별도 기구로 두고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해 검찰총장 추천 결과를 법무부 장관과 대통령이 수용하도록 구속력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치권에는 법무부 장관이 임명하는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의 수를 줄이거나 대통령의 검찰총장 임명권을 국회가 갖도록 하는 등의 다양한 입법안이 발의돼 있다.

김윤수 ys@donga.com·이호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