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태풍]전문가들 “고용허가제 개선해야”
정부가 이달부터 국내 이주여성 노동자의 성폭력 피해 예방을 위해 외국인 고용 사업장에 대한 집중 점검에 나선다. 이주여성 노동자들은 직장에서 성폭력을 당해도 언어 및 문화 장벽에다 법의 보호가 느슨해 ‘미투(#MeToo·나도 당했다)’조차 외칠 수 없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정부가 8일 발표한 ‘직장 및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에 따르면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을 포함한 남녀고용평등 업무를 전담하는 근로감독관 47명이 배치된다. 이들은 특히 이주여성 노동자의 성폭력 피해 실태조사를 위해 6월까지 외국인 고용사업장 450곳을 집중 점검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지방 고용관서에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 담당 인력을 함께 보내 통역을 맡기고 성희롱 예방교육 실시 여부, 성희롱 피해 관련 민원 등에 대해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주여성의 성희롱 피해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려면 고용허가제의 사업장 변경 문제도 함께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행 고용허가제는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빼고는 사업주의 승인이 있어야 직장을 옮길 수 있도록 해 노동자를 고용주에게 종속시킨다는 비판이 나온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