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정규리그 MVP 올라… “KDB생명 선수들 정말 힘내세요”
박혜진이 2년 연속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의 영광을 안았다. 8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박혜진은 4관왕(리바운드상, 블록상, 우수수비선수상, 윤덕주상)에 오른 박지수의 기세를 잠재우고 기자단 98표 중 67표를 쓸어가 최고 영예를 안았다. 개인 통산 네 번째 MVP다.
영광을 누린 박혜진은 자신의 기쁨보다는 힘이 되고 싶은 이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데에 수상 소감 대부분을 쏟았다.
“예전에는 저를 위한 꾸중인 걸 알면서도 혼날 때마다 좀 속상하고 울컥할 때가 많았는데 지금은 오히려 제가 못할 때마다 ‘선생님이 못 가르쳐줘서 미안하다’며 저를 더 미안하게 만드는 감독님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최근 힘든 일을 겪으셨는데 정작 감독님 힘드실 때 큰 힘이 되어드리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하고 감독님이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시즌 막판 부친상의 아픔을 겪은 위 감독은 지난달 25일 상중에도 최대 라이벌인 KB스타즈전 벤치를 지킬 만큼 투지를 발휘했지만 이 경기에서 패하며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야 우승을 확정했다. 박혜진의 말 속에는 가장 어려운 순간에도 코트에 선 감독에게 힘이 되지 못했던 선수로서의 자책과 위 감독의 아픔에 대한 따뜻한 위로가 모두 녹아있었다.
박혜진의 두 번째 ‘응원’은 해체 위기에 몰린 KDB생명 선수들이었다.
“여기서 이 얘기를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얼마 전 한 팀의 해체 결정이 났습니다. 같이 뛰는 선수로서 정말 좋은 일이 일어났으면 합니다. KDB 선수들 정말 힘냈으면 좋겠습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