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서울 광진구 면목로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가 사과 담화문을 발표한 뒤 머리를 숙이고 있다. 동아일보 DB
천주교주교회의(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교회 내 성폭력 방지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각 교구청에는 성폭력 피해접수 창구가 마련된다.
주교회의는 9일 춘계총회를 마친 뒤 “사제들의 성범죄와 성추문을 제도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주교회의에 ‘교회 내 성폭력 방지 특별위원회’(가칭)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회는 주교회의 의장을 위원장으로 주교와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여성 포함) 전문가 등 10명 내외로 구성한다.
주교회의에 따르면 이 위원회는 △사제의 성범죄(성폭력)에 대처하기 위한 공동 연구 △교회 내 사제와 수도자, 신자들 간의 성폭력과 성차별의 원인을 규명하고, 교회 쇄신을 위한 제도 개선의 연구 및 제안 △성범죄 사제에 대한 법적 처리 및 사제 양성과 신학생 교육 방안 연구 △성폭력 피해자의 인권 보호와 지원 방안 연구 등을 담당한다.
교구장 주교들은 사제성화의 날, 사제 연수와 피정 등의 기회를 이용해 사제들의 쇄신을 호소하며, 양심 성찰과 고해성사의 정기적 실시, 사제 직무와 생활에 대한 교회의 제반 규정들을 강조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발표 내용이 주로 연구와 교육 강화 등 선언적 내용에 그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주교회의 측은 “구체적 내용을 담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라며 “추후 지속적으로 대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톨릭 교계는 최근 수원교구와 대전교구 소속 신부의 성폭행 시도가 피해 여성에 의해 잇따라 폭로되면서 김 대주교가 직접 사과하기도 했다. 두 신부는 현재 교구로부터 정직 처분을 받은 상태다.
김갑식 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