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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대권 현실화, 수비 디테일에 달렸다

입력 | 2018-03-10 05:30:00

사진제공|SK 와이번스


어쩌면 현대 야구는 고정관념과의 싸움이다. 선입견에서 한 뼘 비켜난 시선을 확보하는 순간, 남들이 보지 못하는 유의미한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

오키나와캠프에서 SK는 우승후보의 지위를 확보했다. 234홈런을 터뜨린 팀 타선은 건재하다. 켈리~김광현~산체스~박종훈~문승원으로 짜여진 선발진은 어디에 내놔도 꿇리지 않는다.

실제 SK의 오키나와캠프 구시카와야구장 입구에는 “우리가 도전할 수 있을 때가 지금이고, 지금이 그때입니다”란 표어가 붙어있다. 선수단 전체에 ‘2018시즌이 우승 적기’라는 암묵적 공감대가 있다.

그러나 바깥에서의 띄워주기와 별개로 SK 내부에서는 신중론이 자리한다. 통계로 잘 잡히지 않는 수비력 때문이다.

SK 관계자는 “선발투수를 살리고, 죽이는 것은 수비 하나일 수 있다”고 말한다. 수비가 도와주지 못하면 투수는 리듬을 잃는다. 또 수비는 7~9회 경기 막판 1점 싸움의 키다.

사진제공|SK 와이번스


공교롭게도 SK는 포수와 2루수와 유격수 그리고 중견수까지 센터라인의 수비력이 아주 강력한 팀으로 평가받진 못한다. 2017시즌 SK 성적(5위)이 더 올라가지 못했던 원인 중 하나는 수비의 부실이 꼽혔다.

그렇기에 미국 플로리다캠프부터 일본 오키나와캠프까지 SK는 이 간극을 메우는데 온 정성을 쏟았다. SK 정수성(외야담당), 박계원(내야담당) 수비코치는 디테일을 장착하는데 주력했다. 또 엔트리 야수 전원의 수비능력을 균질화시키는 작업을 병행했다. 그래야 주전선수들에게 정기적 휴식을 줄 수 있고, 이는 곧 팀 전력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야수들의 수비범위나 송구능력이 갑자기 향상될 순 없다. SK가 추구하는 것은 한 베이스를 덜 줄 수 있는 능력, SK 내, 외야수들과의 연계능력 같은 플레이를 말한다.

아직 KBO리그에서 수비력을 측정하는 공신력 있는 데이터는 없다. 그러나 방망이만 가지곤 안 된다는 것에 눈을 뜬 것만으로도 SK는 또 달라지고 있다.

오키나와(일본)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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