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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김정은, 5월 ‘운명의 核담판’

입력 | 2018-03-10 03:00:00

김정은 “빠른 시일내 만나고 싶다”… 트럼프 “비핵화 위해 만나겠다”
성사땐 6·25후 첫 북미정상 대면
문재인 대통령 “평화에 역사적 이정표”




정의용이 들고온 北메시지 듣는 트럼프와 참모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내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가급적 조속한 시일 안에 만나고 싶다”는 북한 김정은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들이 정 실장의 설명을 심각한 표정으로 경청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사진)이 5월 안에 북-미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직접 대화를 갖고 비핵화, 더 나아가 북-미 수교 등에 대한 ‘원샷’ 타결을 시도하겠다는 것. 다음 달 판문점 3차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6·25전쟁 이후 이어진 정전체제 종식도 논의할 수 있어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정세가 일대 격변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8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을 가진 뒤 “트럼프 대통령이 항구적인 비핵화 달성을 위해 김 위원장과 올해 5월 안(by May)에 만날 것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 실장으로부터 김정은의 대화 의사를 전해 받고 “좋다. 만나겠다”고 그 자리에서 수락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김정은은 “가능한 한 조속한 시일 내에 만나고 싶다. 직접 만나서 얘기를 나누면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정 실장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했다.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밝히고 향후 핵·미사일 실험 자제, 한미 연합 군사훈련 지속에 대한 이해 등을 약속했다.

북-미 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는 후속 실무협상을 통해 정한다. 북-미 또는 남북미 간 실무접촉이나 특사 교환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북-미가 정상회담에 합의하면서 비핵화 협상은 물론이고 문재인 대통령이 목표로 내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논의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김정은은 과거 아버지인 김정일 등과 달리 단순한 비핵화 협상을 넘어 자신들을 동등한 대화 상대, 즉 정상 국가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북-미 평화협정 등 포괄적인 해법까지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환영했다. 평창 겨울올림픽 기간 북-미 탐색 대화를 위한 물밑 중재가 별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에서 대북 특사 파견이라는 승부수가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이란 예상 밖의 성과로 이어졌기 때문. 문 대통령은 입장문을 내고 “5월의 (북-미) 회동은 훗날 한반도의 평화를 일궈낸 역사적인 이정표로 기억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 구성을 지시하고 위원장에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을 임명했다.

하지만 실질적 한반도 평화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선 북-미 대화는 시작일 뿐이며 검증 가능한 비핵화 등 넘어야 할 과제가 한두 개가 아니라는 지적도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커다란 진전이 진행되고 있으나 제재는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도 성명을 내고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과 제재는 비핵화가 완결될 때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북-미가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제재 완화 등 보상을 놓고 이견을 보일 경우 언제든지 한반도 긴장이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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