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화 받고 “美 가겠다”… 北-美회담전 대북전략 조율 나서 예상밖 빠른 전개에 당황한 기색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을 만난 뒤 정 실장의 북-미 정상회담에 관한 발표가 있기 직전인 오전 8시 50분 아베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내용을 설명했다. 30분간의 통화 말미에 아베 총리는 4월 초 미국에서 미일 정상회담을 갖자고 제의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였다. 아베 총리는 5월 북-미 정상회담 전에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대북전략을 조율하겠다는 생각이다.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핵 포기) 방향으로 북한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면서도 “북한의 실제 행동을 제대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으로서 최악의 상황은 북-미 협상의 결과 북한의 핵·미사일이 지금 상태로 동결되는 것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일본을 겨냥한 중·단거리 미사일은 이미 배치된 상태여서 안보 불안이 해소되지 않은 채 지내야 하기 때문이다.
당분간 일본은 북-미 대화에 일본의 이해가 반영되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다음 주 미국을 방문하는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상은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을 만나 일본의 입장을 설명한다. 제재 해제를 바라는 북한에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수용 등의 조건도 내걸 것으로 예상된다.
고노 외상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구체적 조치가 없으면 경제제재와 군사 압력은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외무성은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특사단 방북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12일 일본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