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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컨트리 銅 신의현 “금메달 세리머니는 다음 경기에”

입력 | 2018-03-12 05:45:00

“내게 없는 것은 없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잃었지만 다리 대신 불굴의 의지와 노력으로 달려 대한민국 크로스컨트리스키의 간판스타가 된 신의현이 15km 좌식경기에서 결승선을 향해 역주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남자 15km 42분28초9…패럴림픽 첫 메달
바이애슬론 중·장거리 등서 추가 메달 도전


목 타게 기다리던 첫 메달이 나왔다. 주인공은 크로스컨트리스키 좌식 국가대표 신의현(38).

신의현은 11일 오전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15km(장거리) 좌식부문에서 42분28.9초로 믹스트존을 통과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은 우크라이나의 막심 야로부이(41분37초0), 은메달은 미국의 다니엘 크노센(42분20 초7)에게 돌아갔다.

크로스컨트리스키는 눈이 쌓인 산이나 들판에서 스키를 신고 주어진 코스를 완주하는 종목이다. 오르막, 평지, 내리막으로 다양하게 구성된 구간을 쉴 새 없이 달려야 하는 만큼 강한 체력을 요한다. ‘눈 위의 마라톤’이라는 별명이 있다. 장애 유형에 따라 좌식, 입식, 시각장애 부문으로 나뉜다. 다리에 장애가 있는 신의현은 좌식부문에 출전했다.

신의현(오른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신의현의 동메달은 대한민국 동계 패럴림픽 출전 사상 세 번째로 수확한 값진 메달이다. 한국은 1992년 5회 알베르빌 대회에서 데뷔한 이래 2014년 러시아 소치대회까지 총 7차례 출전했지만 은메달 2개를 수확하는 데에 그쳤다.

대한민국에 희망과 자긍심을 선사한 신의현은 대학 졸업을 앞둔 2006년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잃었다. 실의에 빠져 있던 그에게 새로운 삶의 빛을 던진 것은 다름 아닌 스포츠. 휠체어 농구로 시작해 아이스하키, 휠체어 사이클 등을 섭렵하며 운동에 대한 꿈을 키워갔다.

2015년 창성건설 노르딕스키팀에 합류한 신의현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노르딕스키선수로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 1월 우크라이나 대회에서 한국 장애인 노르딕스키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금메달을 획득했으며, 지난달에는 핀란드 월드컵 바이애슬론에서 우승해 평창 패럴림픽 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 왔다.

신의현(오른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신의현은 앞서 10일 바이애슬론 남자 스프린트 7.5km 좌식부문에 출전했지만 5위에 올라 메달권에는 들지 못했다. 동메달을 목에 건 신의현은 “금메달이었으면 눈 위에 태극기를 꽂고 함성을 지르는 세리머니를 하려고 했는데, 다음 경기로 미뤄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의현은 바이애슬론 중거리(12.5km)·장거리(15km), 크로스컨트리 스프린트(1km)·중거리(10km) 종목에 추가 출전한다.

한편 이날 같은 종목에 출전한 서보라미(32)는 크로스컨트리 스키 12km 여자 좌식경기에서 45분27초5로 결승선을 통과해 12위를 기록했다. 이번이 세 번째 패럴림픽 출전인 서보라미는 2014년 소치대회에서 성화봉송주자로 주목을 받았다. 이번 평창 패럴림픽에서도 성화를 봉송했다. 서보라미에 이은 13위는 45분49초6의 이도연이 차지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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