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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경협주 17개 종목 올들어 평균 45% 급등

입력 | 2018-03-12 03:00:00

실적부진 기업 많아 투자 신중론




최근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이 가시화하는 등 남북 간 화해 기류가 급물살을 타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남북 경제협력 관련 종목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하지만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급등하는 종목이 많아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일 현재 개성공단 입주 회사와 금강산 관광 기업 등 ‘남북 경협주’로 꼽히는 17개 종목은 올 들어 평균 44.9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0.33% 하락하고 코스닥지수는 8.44% 오른 것과 비교하면 남북 경협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개성공단에 공장을 둔 인디에프의 주가는 지난해 말보다 110.53% 급등했다. 좋은사람들(99.74%)도 같은 기간 거의 2배로 올랐다. 대북 송전 관련주로 꼽히는 제룡전기(84.12%)와 선도전기(64.93%) 등도 크게 뛰었다. 금강산 관광 등 대북 경제협력 사업을 주도했던 현대아산의 최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도 사업 재개에 대한 기대감으로 44.49% 올랐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후 들썩였던 남북 경협주는 올해 초 남북 간 판문점 연락망 재개통, 북한의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 남북 정상회담 개최 합의 등 호재가 이어지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 중 상당수는 남북 관계 경색으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주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투자했다가는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남북 협상이 진척되지 않거나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주가는 언제든 고꾸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북한 핵실험에 둔감해졌듯이 남북 정상회담도 과거에 비해 증시에 끼치는 영향력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