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삼성SDI]리튬 최대 산지서 양극재 첫 생산
포스코와 삼성SDI 컨소시엄은 9일(현지 시간) 칠레 생산진흥청(CORFO)으로부터 칠레 리튬을 원료로 현지에서 배터리 양극재를 생산하는 프로젝트의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통보받았다. 양극재는 배터리 양극(+)을 이루는 부분이다.
CORFO는 지난해 5월부터 자국 리튬 산업 육성과 확대를 위해 글로벌 사업자 선정을 진행해왔다. 칠레를 비롯해 미국, 캐나다, 중국, 러시아, 벨기에, 한국 등 총 7개 국가에서 12개 기업이 뛰어들었다. 이후 두 차례에 걸친 심사 끝에 한국 포스코-삼성SDI 컨소시엄, 칠레 몰리메트, 중국 쓰촨푸린산업 등 3곳이 최종사업자로 선정됐다.
주요 선진국은 미래자동차 핵심 시장인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배터리 산업을 경쟁적으로 키우고 있다. 원료 확보를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포스코에 따르면 리튬이온 배터리 양극재 시장은 2016년 연 21만 t에서 2020년 86만 t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전기차업체 비야디(BYD)는 이미 중국내 최대 리튬 산지인 칭하이(靑海)에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일본 도요타도 아르헨티나에서 리튬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고, 미국 애플은 리튬 배터리의 또 다른 핵심 소재인 코발트를 확보하기 위해 광산업체들과 계약을 늘리고 있다. 모바일 기기,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미래에 유망한 모든 산업에 배터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철강업체 포스코가 뛰어든 이유도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서다. 포스코는 지난달에도 호주 리튬광산 개발업체 지분을 인수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철강산업은 안정적이지만 기술개발로 이윤을 극대화하기는 힘든 분야여서 배터리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도 안정적으로 원료를 확보해 놓아야 향후 생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원천기술을 가진 포스코가 주로 양극재 생산총괄을, 삼성SDI가 리튬 배터리 완제품 생산과 완성차업체 공급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미래 배터리 시장은 현재의 반도체처럼 누가 생산량을 빨리, 효율적으로 늘릴 수 있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리튬 ::
원소주기율표 3번, 원소기호 Li. 밀도가 낮고 반응성이 강한 특성이 있는 금속으로 재충전이 가능한 배터리를 만드는 핵심 원료.
배터리의 양극(+)을 이루는 부분.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과 함께 리튬이온배터리의 4대 구성 요소로 꼽힌다. 보통 리튬, 니켈, 코발트, 알루미늄, 망간 등을 조합해 만든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