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국내에서 판매된 베트남 펀드의 몸집이 빠른 속도로 커지면서 일각에서는 과열 논란도 나오고 있다. 일부 펀드는 신규 자금 유입이 제한된 상태다.
○ 올 들어 11% 수익률
최근 1년 동안 베트남 펀드는 ‘나 홀로’ 40%대의 높은 수익을 거뒀다. 올 들어서도 해외 주요국 펀드 중 브라질(15.7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베트남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세가 펀드 성과를 뒷받침하고 있다. 베트남 주가지수는 지난해 48% 급등한 데 이어 올 들어서도 14%가량 올랐다. 베트남은 중국을 잇는 새로운 글로벌 생산기지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 직접투자 규모가 전년 대비 17% 늘었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한동훈 미래에셋자산운용 리테일마켓팀장은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주요 품목은 베트남의 주력 수출 상품”이라며 “글로벌 강대국들의 무역 갈등 속에 베트남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베트남 경제에 대한 장밋빛 기대감과 펀드 성과가 맞물리면서 국내 투자금도 몰리고 있다. 올 들어 베트남 펀드에는 4383억 원의 뭉칫돈이 들어왔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펀드에 몰린 투자금(9964억 원)의 44%를 끌어들인 것이다. 최근 순자산 1조 원을 돌파한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 펀드’는 자금이 대거 몰리자 올 초 신규 및 추가 가입을 중지하는 ‘소프트 클로징’을 실시하기도 했다.
○ 투자 과열 우려도
하지만 국내 베트남 펀드의 규모가 커지면서 과열 우려도 나온다. 베트남 증시 규모에 비해 국내 투자자를 중심으로 외국계 자금이 지나치게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베트남 금융시장이 아직 발달하는 단계여서 대외 변수에 따라 언제든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2000년대 중후반에도 베트남의 성장 가능성을 기대하며 국내 펀드 자금이 몰렸지만 2009년 주가 폭락으로 큰 손실이 난 적이 있다. 현재 베트남 주가지수는 2007년의 고점인 1,137에 근접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심할 때는 특정 국가에 ‘몰빵 투자’하는 것보다 주요 신흥국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한 팀장은 “금리 인상, 무역 분쟁 등 글로벌 변수가 많아졌다”며 “2, 3개 신흥국에 자금을 나눠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특히 글로벌 펀드 투자는 환매 수수료 부담이 크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투자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