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정상회담을 갖는다면 전례 없는 북-미 정상회담이기 때문에 어디서 만날지 벌써 예상이 분분하다. 워싱턴과 평양은 도청 등의 문제가 있어 양국 모두에 부담스러운 장소다. 그래서 스위스 스웨덴 등 중립적인 제3국이 거론된다. 스위스 제네바는 유엔 유럽지역 본부 등 국제기구가 즐비하고 북-미 간 고위급 접촉이 종종 이뤄진 곳이다. 김정은이 유학한 특별한 인연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스웨덴은 판문점 중립국 감시위원회 일원이고 평양 주재 스웨덴대사관은 미국인을 위한 영사 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남북한 사이의 판문점도 거론된다. 북한 지도자가 된 후 한 번도 해외에 나가본 적이 없는 김정은이 북한을 사실상 벗어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수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을 관할하는 미군 기지가 인근에 있어 미국 본토에서처럼 회담을 준비할 수 있다. 판문점은 정전협정이 체결된 장소라는 상징성도 있다. 판문점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가보려다가 기상 악화로 방문이 취소된 곳이기도 하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