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지 이화여대 4학년
몰려드는 지원자들 중 합격자를 가려내려면 ‘간편한 잣대’가 필요하다. 여러 스펙 중에서도 ‘실무 경험’이 가장 선호된다. 한 번이라도 회사 생활을 해본 사람이 업무에 빨리 적응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작용했다. 임시직에 불과하지만 인턴 역시 현업에 투입되기 때문에 경험 있는 인재를 선호하는 것을 야속하게만 볼 수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인턴 채용조차 경력을 우대하는 풍조는 청년들에게 무력감을 느끼게 한다. 경험을 쌓기 위해 지원했지만, 그 자리마저 경력을 필요로 한다면 신입은 어디에서 일할 수 있을까. 개인의 노력으로 단기간에 채울 수 있는 자격증이나 어학성적보다 더 난감한 조건에 청년들의 한숨은 깊어진다.
‘경력 있는 인턴’을 원하는 분위기 속에 인턴십 본질이 희석되어 가고 있다. 경력의 유무보다 지원자의 열정과 그간 쌓아온 스펙 등을 포괄적으로 평가받는 인턴 채용 문화가 자리 잡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