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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AEA 사찰 수용하는게 ‘비핵화 검증’ 첫발

입력 | 2018-03-12 03:00:00

[남북미 비핵화 외교전]영변핵 봉인-플루토늄 목록 제출 등
2007년 3개항 합의했다가 파기…이젠 핵무기 늘어 더 까다로울듯




북한과 미국이 5월 정상회담에 합의한 이후 회담 성공의 가늠자는 결국 ‘비핵화 검증’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핵화에 의지가 있다”고 밝힌 북한에 미국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양국 지도자가 비핵화 검증 방법에 합의할 경우 북-미 관계 개선의 급진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9일(현지 시간)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북한의 구체적이고 검증 가능한 행동을 확인할 때까지 우리는 양보를 하거나 (더는) 앞으로 나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행동(검증)을 보여야만 트럼프-김정은 회담 등 실질적인 북-미 관계 개선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번 비핵화 검증 과정은 과거 선례를 토대로 마련될 가능성이 높다. 6자회담 결과물인 2007년 2·13합의에 따라 당시 60일 이내에 △영변 핵시설의 폐쇄 봉인 △비핵화를 감시 및 검증할 국제원자력기구(IAEA) 요원의 북한 초청 △추출된 플루토늄을 비롯해 모든 핵프로그램의 목록을 6자회담 참가국과 협의하는 ‘비핵화의 입구’를 연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은 핵시설을 폐쇄하기는커녕 IAEA 사찰관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문제는 10여 년 전보다 북한 핵능력이 고도화된 만큼 비핵화 검증이 훨씬 더 까다롭고 복잡할 수밖에 없다는 것. 북한은 최대 60개 이상의 핵무기를 확보했다는 분석도 있는데 이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으면 검증은 시작조차 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정상회담 전 비핵화 검증에 대한 어떤 합의를 이룰 수도 있겠지만 열린 방식일 수도 있다. (북-미 지도자의 스타일을 감안하면) 본회담에서 비핵화 검증에 관한 파격적 합의가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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