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 비핵화 외교전]존재감 약해지자 ‘비핵화 공헌’ 카드
일본 정부가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로부터 핵사찰을 받게 될 경우 인원과 기자재 조달에 필요한 초기 비용 3억 엔(약 30억 원)을 부담하기로 했다고 교도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일본 정부가 북한이 남북 회합에서 비핵화 의사를 보인 것과 관련해 이런 방침을 정했다고 전했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추진 과정에서 일본이 배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북한의 비핵화 논의 과정에 적극 참여해 목소리를 높이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통신은 “한국과 미국이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에 비해 뒤처진 일본이 비핵화에 공헌하는 자세를 보여 존재감을 발휘하려는 것”이라며 “북한에 핵 포기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도록 압박하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우라늄 농축 공장과 원자로, 사용후핵연료 재처리공장 등이 있는 영변의 핵시설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 시설의 초기 사찰 비용은 3억5000만∼4억 엔(약 35억900만∼40억1000만 원) 정도가 들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