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예방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어르신 중 치매 환자는 72만여 명이다.
100세 시대를 앞두고 고령자에게 치매는 암보다 더 무서운 존재다. 40∼50세부터 소리 없이 싹트기 시작하며 50대 후반에서 70대에 들어서는 증상으로 나타난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어르신 중 72만여 명(2017년 기준)이 치매를 앓고 있다. 치매, 어떻게 예방하는 게 좋을까.
뇌에 충분한 영양소와 산소 공급은 필수
인간의 모든 정신적·육체적 활동을 조정하는 우리 뇌는 호흡, 맥박, 체온과 같은 생명 현상부터 기억, 감정, 추리, 창조 등을 조절한다. 이러한 뇌는 약 1000억 개에 달하는 뇌세포와 무수히 많은 신경 네트워크로 오밀조밀하게 짜여 있다.
뇌는 사람 몸무게에서 2% 정도를 차지하지만 하루 신체 에너지는 20%를 사용한다. 비슷한 무게의 근육과 비교한다면 혈액과 산소를 10배 정도 더 사용하는 것이다. 뇌 활동에 필요한 연료는 모두 혈관으로 운반된다.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뇌는 필요한 영양을 공급받지 못하고 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렵다.
기억력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뇌세포를 손상시키는 물질로부터 뇌세포를 보호하고 두뇌활동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 오메가3의 일종인 DHA를 섭취하면 뇌의 전반적인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오메가3는 우리 몸에 꼭 필요하지만 체내에서 만들어지지 않아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필수지방산이다. 주로 고등어·참치·연어와 같은 생선·해조류에 풍부하다.
두뇌 건강하려면 혈액 순환부터
오메가3의 DHA는 세포 간 신경 호르몬 전달을 원활하게 촉진하고 두뇌 작용을 도와 학습능력을 향상시킨다. 옥스퍼드대는 두뇌와 망막의 구성 성분인 DHA를 많이 섭취할수록 읽기와 학습 능력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뇌의 원활한 혈액 순환은 두뇌 건강의 필수 요소다. 오메가3의 EPA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전 생성을 막는다. 우리 몸은 심장박동 시 전체 혈액의 약 20∼25%가 뇌로 공급되는데 뇌에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으면 그만큼 두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오메가3는 이러한 두뇌의 혈류량뿐만 아니라 두뇌 구성 물질도 채워줘 기억력 개선에 도움을 준다.
오메가3의 뇌 기능 향상 효과는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2013년 영양학진보(Advances in Nutrition) 학술저널에 생선 또는 오메가3 섭취가 인지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논문들이 실렸다. 그중 프랑스에서 진행된 연구(French PAQUID Study)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생선을 섭취하는 1600명(68세 이상)을 관찰한 결과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35% 감소했다. 이 밖에도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Framingham Study)에서는 혈중 DHA 농도가 감소하면 인지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일 DHA·EPA 500mg 이상 섭취 권장
오메가3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전 생성을 막아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혈관을 튼튼하고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다. 기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북극 이누이트(에스키모)인들은 다른 인종에 비해 지방 섭취량이 상당히 높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심혈관질환이 드물다. 학계는 그 원인으로 생선 기름처럼 필수지방산이 많은 음식을 섭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오메가3는 눈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하버드대 의대 연구팀에 따르면 오메가3의 항염증 작용은 눈물 막 피지선의 염증성 퇴화를 억제한다. 또한 눈물 막 지질층의 불포화지방산 비율을 높여 눈물 막을 보호해 눈물이 과도하게 증발되는 것을 막아준다. 잦은 스마트폰 사용을 비롯해 각종 오염된 환경으로 건조해지기 쉬운 눈을 보호해 주는 것이다.
그러나 오메가3는 체내 생성이 불가해 식품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오메가3가 함유된 건강기능식품을 구입할 때는 용량을 꼼꼼하게 체크해 보는 것이 좋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오메가3 하루 권장 섭취량은 DHA·EPA 500∼2000mg으로 500mg 이상 복용해야 건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정지혜 기자 chia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