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내는 대통령 개헌안/수도조항-자치분권] ‘서울이 수도’ 관습헌법 효력 잃게돼… 수도 어딘지는 법률로 정할 방침 지방재정권 강화… 위헌 논란 소지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 개헌안 초안에는 ‘수도 조항’을 헌법 1장 총강에 삽입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수도 조항은 헌법 3조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영토 조항 뒤에 삽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헌법에 직접 수도를 명시하지 않고, 법률로 수도를 정하도록 할 방침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년 12월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하기 위한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했으나 헌법재판소가 이듬해 ‘서울이 수도인 점은 관습헌법’이라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법에 수도 조항이 신설되면 관습헌법으로 추진이 보류된 대통령 집무실 이전 등이 재추진될 가능성도 있다. 정해구 자문특위 위원장은 “대통령이 발의하기 전에 구체적인 내용을 세세하게 말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세종시의 행정수도 지정을 바라는 세종시, 충청권은 수도 조항 삽입을 반기는 분위기다. 다만 수도권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은 부정적 견해를 표출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세종시가 전국에서 경제력, 생활수준, 부동산 가격 등 모든 면에서 타 지역을 압도하고 있는데, 행정수도로까지 지정되면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방입법권 강화가 삼권분립을 해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지자체에 대한 견제장치가 부족한데 자치입법권이 강화되면 국회의 기능이 제한되고 혼란을 키울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지방재정권 강화가 ‘조세 세율은 법률로 정한다’는 현행 헌법과 배치된다는 위헌 논란도 일 것으로 보인다. 허영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는 “지방재정 자립도를 높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데 불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