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총량규제서 제외 움직임에 저축銀 6.9%∼19.9% 상품 속속 내놔 카드사들도 금리 낮춘 카드론 잇달아… 저신용 대출자들 부담 줄어들듯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에 접어든 가운데 중금리 대출 시장이 커지면 서민의 빚 부담이 한층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 금융당국 ‘중금리 대출’ 활성화
현재 금융당국은 주기적으로 금융회사의 대출 증가세를 보고받은 뒤 대출액이 급증하면 추가 대출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대출 총량을 관리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금융당국은 지난해 저축은행권의 대출 증가액을 전년 대비 5.4% 이내로 묶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저축은행 대출 총량 관리를 할 때 중금리 대출을 제외하고 관련 추이만 살피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는 지난해부터 저축은행들이 요청해온 사안이기도 하다. 저축은행들은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려 해도 번번이 총량 규제 문턱에 막혀 좌절했다.
이 같은 정부의 방침에 맞춰 저축은행들도 본격적으로 중금리 대출상품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중금리 대출로 인정받으려면 금리가 연 18% 미만이어야 하고 상품별로 대출자의 70% 이상이 신용등급 4∼10등급에 해당되는 중·저신용자여야 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중금리 대출 수요는 많은데 그동안 규제에 막혀 공급이 한정돼 있었다”며 “올해는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고 말했다.
○ 저축은행·카드사 대출 경쟁
카드사들도 ‘중금리’ 이름을 붙인 카드론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KB국민카드(생활든든론), 신한카드(비회원론)가 중금리 대출 고객을 겨냥한 카드론 상품을 내놨고 하나카드는 현재 판매 중인 카드론(금리 연 6.90∼23.00%)과 별개로 중금리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현금 서비스나 고금리 카드론을 급하게 이용하려던 중간 신용등급의 소비자들이 중금리 카드론 상품을 많이 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사들의 중금리 대출 경쟁이 심화되면 혜택은 고객들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의 상품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서민들의 이자 부담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