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앞에 선 MB]檢 추궁에 혐의 모두 부인
14일 검찰 조사를 받기 전 서울중앙지검 현관 앞 포토라인에 서서 대국민 메시지를 밝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취재진이 에워싸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대통령님, 어느 부분까지 인정하시겠습니까.”(수사 검사)
○ ‘모르쇠’ 전략 편 MB
이날 오전 출두 직후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45)의 설명을 들은 이 전 대통령은 9시 50분부터 약 6시간 동안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검사(48)로부터 다스 관련 의혹을 집중적으로 조사받았다. 신 부장은 1987년 대부기공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다스 설립 과정부터 이 전 대통령이 관여한 정황과 자료, 김성우 전 다스 사장(71) 등 다스 관계자들의 진술 내용을 제시하며 이 전 대통령을 추궁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다스는 형님 것”이라며 부인했다. 변호인단도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많이 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이나 다스 경영 비리 등 의혹의 상당수가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전제하에서 출발한 만큼 이 부분을 적극 방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뇌물수수 혐의 수사를 맡은 송경호 특별수사2부장검사(48)는 오후 5시 20분부터 자정을 넘기며 조사를 이어갔다. 이 전 대통령은 삼성의 다스 미국 소송비 60억 원 대납 혐의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 사위인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48)로부터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74)에게서 받은 돈 일부를 장모(김윤옥 여사)에게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이를 증거로 제시하며 이 전 대통령을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복현 특별수사2부 부부장검사(46)는 조사의 전 과정에 참여하며 조서를 작성하고 보완 질문을 했다.
○ MB, 조사 도중 침대 휴식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을 ‘대통령님’으로 호칭하며 예우한 수사팀에 대해 ‘검사님’이라고 존칭을 썼다.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들은 강훈(64), 박명환(48), 피영현(48), 김병철 변호사(43)가 자유롭게 조사실에 입회한 상태에서 강 변호사가 이 전 대통령의 옆자리를 주로 지키며 진술을 도왔다.
허동준 hungry@donga.com·황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