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권위와 역사를 자랑하는 2018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9회 동아마라톤이 18일 서울 일원에서 펼쳐진다.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잠실종합운동장으로 골인하는 풀코스(42.195㎞)뿐 아니라, 2014년부터 시작된 10㎞ 부문과 2016년 첫 선을 보인 ‘42195릴레이’ 이벤트 등 올해 대회도 세계적인 선수들의 면면을 비롯해 다양한 레퍼토리로 마라톤 애호가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단일 스포츠이벤트로는 최다인원이 참가하는 서울국제마라톤은 올해 풀코스에 1만8000명, 42195릴레이(풀코스를 2개 구간 또는 4개 구간으로 나눠 2명 또는 4명이 한 팀으로 풀코스에 도전하는 형식) 3000명, 10㎞ 부문에 약 1만4000명 등 총 3만5000명이 참가한다. 역대 최대 규모로 펼쳐졌던 지난해와 똑같은 규모다.
● 역사와 전통에 APM의 의미를 더하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2008년부터 마라톤대회를 3등급(골드·실버·브론즈)으로 나눠 관리하고 있다. 참가선수들의 기록은 물론이고 방송중계, 언론보도, 협찬사의 후원 규모, 도핑 등 14개 항목에 걸쳐 철저한 기준을 적용해 분류한다. 서울국제마라톤은 2010년 국내 최초로 골드라벨로 인정받았다. 올해까지 9회 연속 IAAF 공인 골드라벨 등급 대회로 펼쳐진다.
특히 올해는 대륙별로 세계에서 처음 설립된 아시아 프리미어 마라톤(APM) 시리즈의 한 축으로 대회가 펼쳐진다. 세계 6대 마라톤으로 구성된 월드 마라톤 메이저스(WMM)가 상업성을 띈 것이라면, APM은 아시아 마라톤의 수준 및 국제적인 관심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이번 대회가 갖는 의미는 더 커졌다. 서울국제마라톤은 APM 상금 포인트가 적용되는 첫 대회다.
● 서울국제마라톤은 신기록의 산실
골드라벨 등급 대회답게 서울국제마라톤은 세계적 수준의 기록을 배출해왔다. 한국을 위해 달리겠다는 뜻의 오주한(吳走韓)이라는 한국이름을 갖고 있는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케냐·청양군청)는 2016년 3월 20일 벌어진 이 대회에서 2시간5분13초의 기록으로 우승하며 한국마라톤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에루페는 2012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세운 자신의 개인최고기록이자, 국내 개최 대회 최고기록인 2시간5분37초를 24초나 앞당겼다.
서울국제마라톤은 한국마라톤 역사에서 ‘기록제조기’ 역할도 담당해왔다. 1965년 대회에서 이명정(2시간21분21초)이 처음으로 한국기록을 경신한 이후 1994년 대회 김완기(2시간8분34초)까지 총 10번(1965·1966·1970·1973·1974·1984·1986·1987·1990·1994년)의 대회에서 한국기록이 탄생했다. 1984년 대회(2위까지), 1986년 대회(3위까지), 1987년 대회(5위까지), 1990년 대회(3위까지)에선 무더기로 한국기록이 나왔다.
그러나 한국남자마라톤은 이봉주의 은퇴 이후 주춤하고 있다. 이봉주가 2000년 도쿄마라톤에서 세운 한국기록(2시간7분20초)은 여전히 최고기록으로 남아있다. 2012년 이후로는 2시간10분의 벽을 깬 선수도 없다. 여자마라톤 또한 1997년 권은주(2시간26분12초)의 기록이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다.
● 코스 이원화·최고의 선수들 서울 시내를 관통한다!
올해 대회의 또 다른 특징 중의 하나는 지난해 참가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풀코스와 10㎞부문의 도착지점을 이원화했다는 점이다. 풀코스는 잠실종합운동장 동문, 10㎞는 잠실종합운동장 남문 앞 도로로 골인한다.
국내·외 초청선수 46명(남자 27명·여자 19명)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는 국내 여자부에서는 김도연(K-water)의 독주가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남자부에서는 2시간13분10초의 유승엽(합천군청)과 2시간13분28초의 심종섭(한국전력) 등이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유승엽은 국내 남자부 2연패와 함께 통산 세 번째 정상에 도전한다. 이번 대회는 국내 선수들에게는 8월 열리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선발전으로 열린다.
서울국제마라톤은 오전 8시 시작하고, 채널A가 전국에 생중계한다. 아리랑국제방송과 중국 CCTV5 채널을 통해 세계 각국에도 송출될 예정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