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꼬박 새운뒤 인천공항 도착
필리핀 유명 관광지인 세부를 출발해 한국으로 오려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고장으로 17시간 넘게 지연돼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15일 아시아나항공과 승객들에 따르면 12일 오전 2시 30분(현지 시간) 필리핀 막탄세부 국제공항을 출발할 예정이던 아시아나항공 OZ-710편 여객기 사전점검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됐다. 승객 216명은 아직 탑승하기 전이었다. 앞서 이 여객기는 오전 1시 50분 이륙할 예정이었으나 항공편 연결 문제 등으로 출발시간이 한 차례 변경된 상태였다.
바뀐 일정에서도 2시간이나 더 늦어진 오전 4시 30분경 참다못한 승객들 사이에서 항의가 시작됐다. 승객들은 항공사 직원들이 “활주로에 문제가 생겼다” “기상 악화로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는 식으로 계속 말을 바꿨다며 언성을 높였다. 항공사 측은 12일 오전 6시경에야 “항공기 내비게이션 등 부품 결함이 발견돼 이륙이 불가능하다”고 승객들에게 알렸다. 항공사 측은 승객들에게 숙소를 제공하고 100달러 상당의 항공사 상품권을 지급했다.
항공사 측은 결국 대체 항공편을 투입했다. 승객들을 태운 여객기는 12일 오후 7시 50분경 막탄세부 국제공항을 이륙했다. 당초 일정보다 약 17시간 20분 늦었다. 여객기는 13일 오전 2시경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세부 현지에서 초기 대응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