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틀 포레스트’.
서혜림
귀촌인의 눈에 비친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비현실적인 부분이 많아 보였다. 바지를 걷고 개천에서 직접 낚시를 해 생선구이를 한다거나 토마토를 먹다 밭에 던져서 싹이 나고 열매가 맺히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면 영화가 아닐 테니 딴죽을 걸 생각은 없다. 오히려 지난 3년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시골에 살면서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심리적으로 매우 안정이 된 것 같다. ‘리틀 포레스트’의 혜원은 도시에서 교사 임용시험을 준비하며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남자친구는 시험에 합격하고, 혜원은 합격하지 못한 상황이다. 매일 편의점 도시락 따위로 끼니를 해결했다. 그리고 왜 돌아왔냐고 묻는 친구에게 ‘잘 먹고 싶어서’라고 답한다. 그리고 시골에서 1년을 묵묵히 살아내며 단순해 보이는 텃밭농사와 요리를 한다. 몸은 바쁘지만 마음이 낫는 이상한 과정을 아름다운 영상으로 보여준 것 같다.
귀촌인들은 귀촌 첫해에 영화와 비슷한 경험들을 하는 것 같다. 흙을 만지고, 직접 토마토를 기르고 수확하는 단조로운 일상을 겪으며 마음을 비워내는 경험을 한다. 도시에서 먹던 음식들도 어차피 어딘가 시골의 농부가 지은 것이겠지만, 이상하게도 시골에서는 좀 더 맛있게 느껴진다. 영화에서처럼 직접 농사를 지어 먹지 않아도 그렇게 느껴지는 이유는 알 수 없다. 시간과 함께 마음이 비워지고 나면 무엇이 스스로를 괴롭혔는지 이해하고 치유되는 시간도 겪는 듯하다.
물론 시골에 산다고 모두가 안정을 찾고, 좋기만 할 리는 없다. 또한 모두에게 적용되는 이야기도 아니다. 하지만 도저히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없다면 일단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마음이 움직인다면 일단 시골 1년 살기를 시도해 보면 어떨까.
서혜림
※ 필자는 인천에서 생활하다가 2015년 충남 홍성으로 귀촌하여 청년들의 미디어협동조합 로컬스토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