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보다 아파트가 적고 배려심이 높다는 일본에서도 층간소음 문제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2016년 일본 효고현에서는 층간소음으로 살인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온라인에서 층간소음을 검색하는 빈도를 보면 일본에서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양으로 보면 일본보다 한국이 월등히 높은 편이다.
사람들이 일상생활의 문제를 주로 토로하는 인터넷 카페 글에서 층간소음과 함께 언급되는 연관어를 살펴보면 단연 ‘아파트’가 많다. 주로 ‘걱정’, ‘스트레스’, ‘신경’, ‘힘들다’, ‘불편’ 등 고통을 하소연하는 단어가 대부분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사’를 고려한다는 글도 많다. ‘복수’와 ‘살인’ 등의 섬뜩한 단어도 눈에 띈다. 시간대와 관련한 단어로는 ‘밤’과 ‘저녁’이 주로 발견된다.
층간소음과 함께 언급되는 단어 외에 층간소음과 관련해 무슨 단어를 많이 검색하는지를 살펴보면 ‘층간소음 복수’, ‘층간소음 우퍼’, ‘층간소음 고무망치’ 등이 상위에 올라 있다. 우퍼 스피커와 고무망치를 이용해 아랫집에서 윗집에 복수(?)하는 방법을 주로 찾고 있는 것이다. 주택법에서는 시군구에 분쟁조정위원회를 두고, 환경분쟁조정법에서는 시도에 환경분쟁조정위원회를 두어 소음분쟁을 해결하도록 하는 기능을 수행하게 하고 있지만 충분한 실효성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아파트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 아파트 바닥 두께 기준이 더 강화되긴 했다. 1980년대는 120mm 내외였지만 현재는 210mm(일본 200mm 내외)로 높아졌다. 하지만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2007년 이후 지어진 공동주택 중 34.7%인 67만 채의 바닥 두께가 여전히 기준에 미달하고 있음이 드러나기도 했다. 보다 엄격한 적용이 요구된다.
아랫집에는 소음으로 인한 불편을, 윗집엔 갈등으로 인한 불안을 주는 층간소음 문제에 대해 이제는 좀 더 적극적이고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