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박사 받은지 1년만에 임용
최근 일본 홋카이도대 의학대학원 조교수로 임용된 수학자 이효정 교수(32·사진)는 첫 출근을 하루 앞둔 15일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처럼 말했다. 그는 환자 대신 데이터와 수식을 들여다보며 연구한다.
수학자가 왜 의대에 갔을까. 이 교수는 “이론에 머물기보다는 실생활에서 겪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수학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찾았다”고 답했다. 그는 경북대에서 통계학과 수학을 전공한 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수리과학과 석·박사 통합과정을 거쳐 지난해 2월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교수처럼 박사가 된 지 1년 만에 교수로 임용되는 일은 매우 드물다.
그는 당시 세계적으로 유행했던 신종인플루엔자를 비롯해 뎅기열, 지카바이러스,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AI) 등 다양한 전염병의 전파 양상을 수학적인 방법으로 분석하는 연구를 했다. 이 교수는 “그동안은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일단 감염 환자를 격리시키고 시민들은 무작정 외출을 삼가도록 하는 등 대부분 직관에 의존해 대응해 왔다”며 “각종 데이터를 기반으로 어느 지역이 얼마나 위험한지 지도화하고, 어느 기간에 가장 주의해야 하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예측해 시민들에게 알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