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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비하’ 하일지, 제자에 입맞춤?…하일지 “유럽에선 키스 별 거 아냐”

입력 | 2018-03-16 17:05:00


동덕여자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소설가 하일지(64·본명 임종주)가 제자에게 입맞춤을 했다는 폭로가 등장했다.

16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동덕여대 재학생 A 씨는 "2016년 2월쯤 하일지 교수와 식사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성추행을 당했다"라고 밝혔다.

A 씨에 따르면 하 교수와 A 씨는 평소 전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식사를 하거나, 팔당변 인근을 산책을 하는 등 가깝게 지내는 사이였다고 한다.

하지만 2016년 2월쯤 하 교수와 평소처럼 식사를 한 후 산책을 하고 집에 돌아오던 중 A 씨가 화장실을 찾자 하 교수는 인적이 드문 풀숲에 차를 세웠다고 한다. 이어 풀숲 뒤쪽으로 들어간 A 씨는 하 교수가 가까이 오려 하자 "오지 말라"고 제지했다.

이어 차로 돌아가던 중 하 교수는 A 씨의 한쪽 팔을 잡고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며 입을 맞췄다고 한다. 놀란 A 씨는 하 교수를 곧장 밀쳤다고 한다.

A 씨가 차를 타고 돌아오면서 "왜 이런 일을 했느냐"라고 묻자 하 교수는 "갑작스러운 충동에 실수했다"라고 답했다.

사건 이후 충격을 받은 A 씨는 우울증에 걸렸고, 원치 않게 피해 사실이 알려지면서 2차 피해에 시달렸다고 한다.

A 씨는 "교수님 두 분에게 상담 요청을 드렸는데 한 분은 '학내에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이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며 "다른 한 분은 '그 분이 그럴 줄이야, 네가 화가 많이 났구나' 정도로 이야기하고 넘겼다"고 말했다.

또 A 씨는 사건 이후 하 교수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어 사과를 요구했다.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하 교수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너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다", "정신적으로나 무엇으로나 상처를 주었다면 나는 그것에 대한 벌을 달게 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순간 너에게 우정을 느꼈다. 우정의 표현이었던 것은 맞다", "네가 거부반응을 심하게 일으킬 줄 몰랐고 사소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키스라고 하니까 무슨 성적 관계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유럽에서는 키스라는 것이 별 것도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하 교수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키스를 한 번 한 것은 사실이다. 원하지 않든, 내가 갑자기 해 버렸으니까 그건 그렇다고 할 수 있다"라며 "내가 즉시 '미안하다, 내가 잘못했다'라고 했고 이후로도 많은 사과를 했다"라고 밝혔다.

한편 하 교수는 최근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1학년 전공필수 강의 도중 '미투' 운동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당시 수업을 듣던 한 학생이 동덕여대 커뮤니티에 폭로 글을 올린 것.

이 글에 따르면 하 교수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의혹에 대해 "만약 안희정이 아니라 중국집 배달부였으면 사람들이 관심도 안 가졌고 JTBC가 보도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또 하 교수는 수업자료로 쓰던 소설 '동백꽃'이 "처녀가 순진한 총각을 따X으려는, 감자로 꼬시려고 하는 내용"이라며 "점순이가 남자애를 강간한 것이다. 성폭행한 것이다. 얘(남자주인공)도 '미투'해야겠네"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