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애주가의 고백/다니엘 슈라이버 지음/248쪽·1만5000원/스노우폭스북스
이 책은 그렇게 시나브로 젖어 들어가 거의 알코올 중독 상태까지 이른 저자가 음주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질병’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그 수렁에서 빠져나온 이야기다. 당연히 같은 처지에 있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빠져나오는 방법’이겠지만 허무하게도 ‘방법’은 특별한 게 없다. 그저 단칼에 ‘안 마시기 시작하는 것’뿐.
그 대신 저자는 ‘음주를 조절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의 착각’과 ‘금주로 인해 할 수 있게 된, 미처 생각 못했던 것’을 강조한다. 음주가 우연에서 습관, 습관에서 문제로 진행되는 기간은 생각보다 훨씬 짧고, 술을 끊고 나서도 음주에 익숙해진 뇌 구조는 평생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 따라서 일정 기간 금연했다고 흡연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흡연에서 못 빠져나오듯이, 술도 절주로 점차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라는 것이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