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주식배분-정년연장 등 요구 사측 “복지 줄여야 할 판에…” 난색 GM서 3조원 유상증자 나설땐 산은 “동참 가능” 긍정적 검토 구조조정 합의 안되면 물거품
16일 한국GM 노사에 따르면 최근 임단협에서 노사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한 대목은 복리후생 제도였다. 회사 측은 복리후생비를 약 3100억 원 줄이자고 제안한 반면 노조는 1인당 3000만 원어치의 주식 배분과 정년 연장 등을 요구했다. 회사 측은 “회사가 3조 원의 빚을 지고 있는 판에 복지를 더 늘리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선 15일 이동걸 산은 회장은 “한국GM의 장기 생존 여부를 검토한 뒤 증자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GM이 신차 개발비 등 28억 달러를 유상증자 형태로 지원하는 것을 전제로 신규 지원 의사를 밝힌 것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GM이 28억 달러(약 2조9960억 원)를 유상증자하려는 계획은 산은의 자금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카드일 가능성이 높다. GM이 28억 달러를 대출 형태로 한국GM에 빌려주면 산은은 따로 돈을 대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유상증자가 이뤄지는 국면에서 산은이 현 지분 수준을 유지하려면 산은도 지분 비율만큼 증자에 참여해야 한다.
산은이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구조조정을 추진하려면 한국GM의 자본금을 줄이는 감자(減資)를 병행해야 한다. GM의 복안대로 본사 대출금 27억 달러를 출자전환하고 28억 달러만큼 유상 증자할 경우 산은은 1조 원 이상의 돈이 추가로 든다. GM이 대주주로서 경영 실패의 책임을 지고 출자전환 후에 자본금을 대폭 줄이는 감자에 나서야 산은은 비용 부담을 5000억 원대로 줄일 수 있다.
한편 이날 산은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이달 30일까지 금호타이어 노조가 구조조정 방안과 중국 더블스타에 경영권을 매각하는 방안에 동의하지 않으면 채권단공동관리인 자율협약 절차를 중단하기로 결의했다. 자율협약이 중단되면 차입금 상환을 연기할 수 없어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강유현 yhkang@donga.com·이은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