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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분권 대통령-총리 국회선출”

입력 | 2018-03-17 03:00:00

‘대통령 권한축소’ 개헌안 제시
“6월까지 국회 발의… 10월 국민투표”
靑 “국민아닌 국회 위한 개헌” 반박




자유한국당은 16일 ‘분권 대통령과 책임 총리제’라는 당의 개헌 추진 방향과 함께 6월까지 개헌안을 국회에서 발의한 뒤 10월 국민투표에 부치자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시기적으론 정부 여당이 추진 중인 6·13지방선거와 개헌 동시 투표 주장을 반대하고, 내용적으로도 대통령 권한을 대폭 축소한 대안을 들고 나온 것이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개헌에 부여된 시대적 과제는 분명 제왕적 대통령제를 넘어서는 것”이라며 한국당 개헌안을 공개했다. 그는 “국민이 직접 선출하는 대통령이 국가 원수로서 국가를 대표하되, 총리가 책임 총리로서 국민에 대해 국정을 책임 있게 운영할 수 있도록 국회가 헌법적으로 뒷받침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전날 한국당 지도부와 당 소속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들은 당 개헌안의 윤곽을 만들었다. 이 안에 따르면 대통령은 국방과 안보, 통일 등 국가 정체성과 관련된 업무를 맡고 국회에서 선출된 총리는 경제와 통상, 사회 분야 등 국내 나라 살림과 관련된 영역에서 자율권을 가지고 활동한다. 대통령과 총리의 견제 장치로 대통령에게 제한적인 국회 해산권을 주고, 국회엔 현행보다 강화된 대통령 탄핵소추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 정의당 등 소수당들이 주장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전향적으로 논의해 선거제도 개편을 연결고리로 한 ‘야권 개헌 연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개헌의 데드라인은 10월로 잡았다. 헌정특위의 활동 시한인 6월까지 여야 합의로 개헌안을 발의하고, 20일의 공고기간을 거친 뒤 60일 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면 국민투표는 10월경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는 ‘국회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 대통령안을 발의하겠다’고 하지만, 이제 한국당 로드맵이 제시됐으니 국회의 뜻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한국당 개헌안에 대해 “국민을 위한 개헌이 아니라 국회를 위한 개헌을 하자고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여지가 있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상징적 존재에 머물고 국무총리가 국정을 통할하는 체제가 되는데, 이것이 이원집정부제나 의원내각제가 아니고 무엇이냐”고도 했다.

개헌의 시기에 대해서도 “(한국당은) 결국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못 한다는 것이어서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예정대로 21일 문재인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하고, 대통령 4년 연임제를 담은 권력구조 개편안까지 포함시키겠다는 기존의 태도를 고수한 것이다.

최우열 dnsp@donga.com·한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