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의 ‘수입산 철강 알루미늄 관세’ 면제 막판 총력 로비전 문재인 대통령,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나서 “한국산 철강이 미국 안보에 위협 안 된다. 한미동맹의 특수성 감안해달라” 미국 USTR의 라이트하이저 대표, ‘한국 면제’ 확답 안주며 여전히 까칠한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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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까지 나서 전방위로 로비전을 펴면서 한국의 관세 조치 면제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지만 미국은 아직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이 16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관세 면제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 데 이어 워싱턴을 방문 중인 강 장관은 이날(현지 시간) 월버 로스 상무부 장관과 20분간 통화하며 철강 관세 면제를 요구했다. 강 장관은 한반도 정세를 고려할 때 한미 동맹 공조가 긴요한 시점임을 강조하면서 “핵심 동맹국인 한국산 철강이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 한국에 대한 면제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로스 장관은 “한미 동맹의 특수성을 잘 이해하게 됐으며, 모든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원론적 수준을 넘는 공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미 양국은 16일 워싱턴에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과 마이클 비먼 USTR 대표보를 수석대표로 해 3차 협상을 진행했다. 미국 측은 자동차·부품 관련 비관세 무역장벽 해소, 원산지 규정 강화 등을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측은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S) 규정과 ‘불리한 가용 정보(AFA)’ 조항 등의 수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FTA 협상에서 우리측 ISDS 폐지 요구 등이 수용되고, 미국 측이 요구해 온 자동차와 관련 부품 부문에서도 양보안이 나와서 철강 관세 면제와 함께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 주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광범위한 관세 부과 발표를 고려하고 있다고 AP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의류와 전자제품 등 다양한 소비제품 등에 추가적인 ‘관세 폭탄’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샌더스 대변인은 “대통령은 미국의 노동자를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며 강경 무역 조치를 예고했다. 자유무역론자인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지명자도 CNBC 인터뷰에서 “중국은 미국의 강경 대응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경고했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술·통신 분야를 중심으로 최대 600억 달러(약 63조9000억 원)어치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와 중국의 대미 투자 및 비자발급 제한 등 대중 ‘무역조치 패키지’를 1~2주 안에 발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