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부동산펀드 5개월새 3조 껑충
국내를 벗어나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자산가들이 늘고 있다. 2015년 7월부터 외국인이 신규 분양 아파트를 사들일 수 있도록 허용한 베트남의 경우 3억 원이면 아파트 한 채를 구매할 수 있어 한국 투자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베트남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 모습. 동아일보DB
1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부동산에 쏠려 있던 자산가들의 관심이 국경을 넘고 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집중됐던 투자 수요가 정부의 규제로 꼬마빌딩, 상가 등으로 옮겨간 데 이어 국내 수익형 부동산 시장 상승세가 주춤하자 이번에는 해외 부동산으로 시야를 넓히는 모양새다.
서울에 사는 60대 사업가 김모 씨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상가 건물을 128억 원(1200만 달러)에 사들였다. 김 씨가 손에 쥐는 임대수익률은 연 4.5% 정도다. 임대 운영비를 중개업체에서 부담하기 때문에 실제 수익률은 더 높다. 김 씨는 “첫 해외 투자라 불안감도 있었지만 정부 규제에서 자유롭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고 했다.
해외 부동산 투자는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 형태가 많다. 기관투자가 중심의 투자가 이뤄지지만 최근 개인을 대상으로 한 사모펀드도 늘어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해외 부동산펀드 설정액(사모 기준)은 지난해 9월 25조5852억 원에서 지난달 28조4947억 원으로 3조 원가량 늘었다. 김현섭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팀장은 “해외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 20년 이상 장기 임대차 계약이 보장된 상품이 많아 임대수입이 안정적”이라고 했다. 수익률은 보통 연 6∼7%대로 알려져 있다.
직접투자 수요도 늘고 있다. 박상욱 우리은행 팀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산가 고객의 직접투자 문의가 많다”고 했다. 베트남의 경우 2015년부터 외국인 아파트 매매가 허용돼 많은 한국인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해외 투자가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최성호 신한은행 팀장은 “현지 사정에 밝지 않으면 어떤 빌딩이 투자 가치가 있는 건물인지 쉽게 구별하기 힘들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했다. 박상욱 우리은행 팀장은 “해외 부동산 투자에서는 환율과 국제정세 등도 중요한 변수”라며 “해당 국가만 갖고 있는 부동산 규제나 시장 상황을 모른 상태에서 투자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