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경영학 창시 피터 드러커 출간 64돌 ‘경영의 실제’ 재조명
드러커의 핵심 사상은 바로 경영의 목적(pur-pose)이다. 그가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라고 불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통합 이론의 위력은 막강했다. 특히 기업 현장 경영자에게 그랬다. 그동안 여러 이론가가 제각각 내세웠던 형식적·기계적 경영 이론의 파편성과 비현실성에 불만을 느끼던 경영자에게, 드러커의 메시지는 전체적인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는 방법론을 제공했다.
○ 현대 경영학의 출발선인 ‘경영의 실제’
드러커는 1부에서 경영자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경영자의 3대 과업을 제시했다. 여기서 경영자는 단순히 최고경영자(CEO)를 가리키지 않는다. 드러커에게 경영자는 경영 마인드를 보유한 모든 직위의 노동자를 뜻한다. 드러커가 주장한 경영자의 3대 과업은 △사업을 경영하는 것 △경영자를 경영하는 것 △노동자와 그의 일을 경영하는 것이다.
○ 우리의 고객은 누구인가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칭송받는 피터 드러커가 1954년 쓴 경영학 고전 ‘The practice of management’의 초기 판본(왼쪽). 한국에서는 2006년 ‘경영의 실제’라는 제목으로 번역본이 출간돼 지금까지도 경영자 필독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드러커는 ‘목표에 의한 경영(MBO)’이라는 개념도 소개한다. 이 개념에 따르면 기업의 목표는 ‘이익 극대화’처럼 단순한 것이 아니다. 기업의 생존과 번영에 직접적으로, 그리고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모든 분야에 목표가 필요하다는 것이 드러커의 주장이다.
드러커는 기업 현장에서 목표에 의한 경영이 아니라 몰아붙이기 경영(management by drives)이 횡행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에 따르면 많은 경영자가 무계획적, 즉흥적으로 지시하고 행동하면서 그것이 과감한 추진력인 것으로 착각한다. 또한 회사가 어려움에 처하면 위기에 의한 경영(management by crisis)으로 구성원을 압박한다. 하지만 정확한 목표 설정 없이 진행하는 몰아붙이기 경영과 위기에 의한 경영은 항상 실패한다. 경영자는 제반목표의 위계구조, 즉 상위 목표와 하위 목표의 중층적 연결 구조를 파악한 뒤 부문별 노동자가 그 안에서 자신의 목표를 설정하고 분명히 인지하도록 도와야 한다. 또 경영자 서한(manager’s letter)을 통해 상부의 목표에 따른 하부의 목표 설정이 몇 차례 오가면서 최종 합의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상급자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목표는 조직을 오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 경영자의 사회적 책임
3부는 조직구조에 관한 것이다. 핵심은 모든 상황에 다 적용할 수 있는 하나의 이상적인 조직구조는 없다는 점. 각 기업이 처한 상황에 맞는 조직 유형이 존재할 뿐이라는 것이 드러커의 주장이다.
책 말미에서 드러커는 경영자에게 부과된 막중한 책임을 설명하기도 한다. 그는 경영자는 갈수록 거대해져 가는 권한에 맞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통합적 사고와 진실성, 사회적 책임감을 강조한다. 기업이 사회에서 갖는 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시대, 한국의 기업 경영자들이 새겨들어야 할 충고다.
송경모 미라위즈 대표 mirobook@naver.com·정리=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