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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조 서울시금고’ 103년 만에 복수 은행 뽑는다

입력 | 2018-03-19 03:00:00

우리은행과 단독 약정 연말 종료
4월 차기금고로 금융기관 2곳 공모
제2금고엔 농협-수협 등 참여 가능




서울시가 103년 만에 처음으로 두 개의 시(市)금고를 둔다.

1915년 조선경성은행(현 우리은행)이 당시 경성부 자금 관리를 맡은 이래 우리은행이 단독으로 서울시 자금을 운영했다. 그러나 다음 달 차기 시금고로 금융기관 2곳을 공모해 선정한다. 시와 우리은행의 약정은 12월 31일 끝난다.

서울시는 내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자금을 관리할 시금고 두 곳을 공개경쟁 방식으로 선정한다고 18일 밝혔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우리은행이 시금고를 독점하면서 시가 받는 ‘혜택’이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는 내부 불만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1년 시금고 선정 방식을 기존 수의계약에서 공개경쟁 입찰로 바꿨지만 시는 여전히 우리은행을 낙점했다. 하지만 우리은행이 시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금고는 일반·특별회계를 관리하는 제1금고와 성평등기금, 식품진흥기금 같은 특정목적기금을 관리하는 제2금고로 나뉜다. 시금고로 지정되면 서울시 보유 현금과 유가증권의 출납 및 보관, 세입금의 수납 및 이체, 세출금 지급 등을 맡는다. 지난해 기준 각종 기금을 포함한 서울시 예산은 약 32조 원이다. 이에 따르면 제1금고 운용 자금은 약 30조 원, 제2금고는 약 2조 원 규모다. 이 때문에 시중은행의 관심은 제1금고에 쏠리고 있다.

제2금고 공모에는 시중 일반은행뿐만 아니라 제2금융권 가운데 농협 수협 산림조합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등도 참여할 수 있다.

시금고는 금융 및 전산분야 민간 전문가와 시의원 등으로 구성되는 ‘서울특별시 금고지정 심의위원회(심의위)’에서 △대내외 신용도 및 재무구조 안정성 △시와의 협력사업 등 5개 분야를 평가해 금고별 최고 득점을 한 2개 업체를 우선지정 대상 금융기관으로 선정한다. 동일 금융기관이 1, 2금고를 모두 맡을 수도 있다.

서울시는 30일 금융기관 설명회를 열고 다음 달 25∼30일 제안서를 받는다. 5월 심의위가 2곳을 선정한 뒤 시와 금고업무 취급약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김예윤 yeah@donga.com·노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