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육아로 경제활동 현장 떠나 20대 후반 75%→30대 후반 58% 남녀 참가율 격차 OECD 4위
18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주요국의 여성 경제활동 참여 증가 배경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한국의 남녀 경제활동 참가율은 남성(78.9%)이 여성(58.4%)보다 20.5%포인트 높았다. 이 같은 남녀 간 격차는 35개 OECD 회원국 가운데 터키(41.4%포인트), 멕시코(34.9%포인트), 칠레(21.2%포인트)에 이어 4번째다.
한은은 한국의 남녀 경제활동 참가율이 벌어지는 주요 원인으로 30대 여성이 취업전선에서 물러나는 현상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16년 기준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대 후반 75%에서 30대 초반에 62%, 30대 후반 58%까지 떨어진 뒤 40대 후반에 다시 70%로 반등했다. 여성의 경우 한창 일할 나이인 30대에 경제활동이 바닥 수준으로 떨어지는 ‘M자 곡선’을 이루는 셈이다.
다른 나라보다 여성의 임금 수준이 남성보다 크게 떨어지는 점도 한국 여성이 직장생활을 외면하는 원인 중 하나다. 아이를 낳는 30대가 되면서 낮은 임금과 열악한 복지를 감수하면서 일하는 대신 자녀만 잘 키우겠다고 결심하는 여성이 늘어나는 것이다.
2016년 기준 한국 남녀의 평균 임금 격차는 36.7%로 OECD 회원국 가운데 1위였다. 이는 한국 남성이 100만 원의 임금을 받을 때 여성은 63만3000원을 받는다는 뜻이다. 이 같은 남녀 임금 격차는 OECD 평균(14.1%)보다 20%포인트 이상 높은 것이다.
한국과 달리 OECD 전체적으로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아지고 있다. OECD 평균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은 63.6%다. 아이슬란드와 스웨덴의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은 80%가 넘었다. 한은은 “세계적으로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생산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만큼 여성 경제활동이 늘어야 삶의 질도 향상될 수 있다”며 “한국도 보육 지원과 육아휴직 활성화 등의 일-가정 양립정책을 꾸준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