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외교전]4월말∼5월 릴레이 정상회담 예고
○ 숨 가쁜 북핵 릴레이 정상회담
4, 5월에 열릴 북핵 정상외교는 다음 달 말 남북 정상회담이 출발선이다. 종착역은 5월에 열릴 북-미 정상회담. 백악관은 16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5월 말(by the end of May)’까지 김정은과 만날 계획임을 재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국무장관 교체로 제기된 북-미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을 일축한 것. 여기에 백악관은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의 경질설에 대해서도 일단 선을 그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6일 “맥매스터 보좌관의 경질이 임박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한일 및 한중일 회담도 가능하면 추진할 방침이다. 이런 식이라면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한미 정상회담, 한일 및 한중일 회담 순으로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미 정상회담 날짜를 잡는 게 최우선이다. 이게 확정되면 그 전에 한미 정상회담을 넣을 수 있는지를 논의하고 한일 또는 한중일 회담을 어떻게 배치할 것이냐를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中日도 뒤늦게 북핵 외교 시동
중국과 일본도 본격적으로 북핵 외교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일본은 4월 중 아베 신조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미일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나선 데 이어 한국 정부에 김정은과의 북-일 정상회담 중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북한이 핵 포기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길 때까지 대북 압박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동시에 한국과 미국을 통해 북한에 일본 납북자 문제를 언급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북-일 간 현안도 부각하고 있다. 일각에선 아베 총리가 사학스캔들 관련 재무성 문건 조작 파문 등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북핵 외교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중국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가 폐막하는 20일 전후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북한에 대표단을 파견해 북-중 관계 개선에 나서는 한편 28일에는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한국에 파견할 계획이다.
이에 한중일 정상회담이 5월 열릴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일본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한중일 회담을 추진해 왔으나 중국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회담이 계속 미뤄져 왔다. 하지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지명하는 등 중국 내부 권력 정리가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는 만큼 회담 성사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많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시 주석에게 국빈 방한을 제안한 만큼 상황에 따라선 한중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 신진우 기자